'이민자 2세' 프랑스 vs '난민의 아들' 크로아티아… 누가 웃을까

입력 2018-07-13 18:22
수정 2018-10-11 00:01
'젊은 피' 프랑스, 20년 만에 월드컵 우승 도전장
크로아티아 '20년 주기 첫 우승팀' 드라마 쓸까


[ 조희찬 기자 ]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 결승전에서 격돌하는 프랑스와 크로아티아는 공통점이라곤 찾아볼 수 없다. 대표팀 평균 나이부터 선수들의 출신 배경까지 달라도 너무 다른 두 팀이다. 결승전은 오는 16일 0시(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막을 올린다.

프랑스는 대회 첫 우승을 차지한 1998년 프랑스 대회에 이어 이번 월드컵에서도 대거 이민자 가정 출신 선수들을 내세웠다. 프랑스 첫 우승 주역인 지네딘 지단과 티에리 앙리, 패트릭 비에라 등 12명이 이민자 가정 출신이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프랑스 대표팀 23명의 선수 중 15명도 마찬가지다.

러시아월드컵 최고 스타로 떠오른 ‘신성’ 킬리앙 음바페(19·파리 생제르맹) 역시 1998년 팀의 에이스였던 지단처럼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음바페의 부모는 카메룬과 알제리 출신이다. 대표팀 주전 수비수이자 지난 벨기에와의 준결승에서 결승골을 넣은 사뮈엘 움티티(24·FC바르셀로나)도 카메룬에서 태어나 2세 때 프랑스로 건너왔다.

역대 월드컵 결승에 오른 나라 중 두 번째로 적은 인구(416만 명)를 보유한 크로아티아를 대표하는 단어는 애국심이다. 루카 모드리치(33·레알 마드리드) 등 크로아티아 대표팀 주축 선수들은 상당수가 1991년 유고 내전 때 총탄을 피해 고향을 떠났고 난민 생활을 경험했다. 우여곡절 끝에 크로아티아가 독립했고 나라의 소중함을 깨달으며 성장한 선수가 많다.

크로아티아는 평균 28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도 매 경기 드라마를 썼다. 모드리치(32), 마리오 만주키치(31) 등 핵심 선수는 30대다. 16강전과 8강전, 4강전까지 모두 연장 혈투를 벌이고도 승리하는 집중력을 과시했다. 월드컵 토너먼트에서 3경기 연속 연장전을 치르고 결승까지 오른 건 크로아티아가 처음이다.

반면 19세인 음바페 등 이번 대회 프랑스 대표팀 23명의 평균 나이는 26.1세다. 32개 참가국 중 두 번째로 어린 나이다. 또 지난 세 경기에서 연장전에 가지 않고 승부를 끝내 크로아티아보다 90분을 덜 뛰었다.

월드컵 우승 경험 등 객관적인 전력에서 프랑스의 우승이 점쳐지는 가운데, 크로아티아는 월드컵의 ‘20년 주기 첫 우승팀 배출’ 징크스가 실현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월드컵은 1958년 스웨덴 대회에서 우승한 브라질을 시작으로 1978년 아르헨티나와 1998년 프랑스 등 20년마다 우승이 없는 국가에 트로피를 선물해왔다.

14일 오후 11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대회 3, 4위 결정전 잉글랜드와 벨기에의 맞대결도 결승전 못지않게 관심을 끈다. 잉글랜드의 헤리 케인(25·토트넘)이 득점왕에 도전하고 벨기에는 1986년 멕시코 대회에서 거둔 최고 성적(4위) 경신에 나선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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