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할 재상장 첫날 희비 엇갈린 효성그룹株
"기업별 분할 비율따라 적정 가치 찾아가는 과정"
[ 오형주 기자 ] 지주회사 체제 전환 과정에서 분할 재상장한 효성그룹주의 희비가 엇갈렸다. 시장의 가치 재평가가 마무리될 때까지 당분간 엇갈린 흐름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주)효성은 재상장 첫날 2만2800원(28.75%) 떨어진 5만6500원에 마감했다. 개장과 동시에 7만9300원으로 거래를 시작했지만 2분 만에 가격제한폭까지 곤두박질쳤다. 기존 효성 사업부에서 떨어져나와 이날 처음 거래를 시작한 효성첨단소재(-28.25%)와 효성중공업(-7.02%)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반면 효성화학은 가격제한폭인 3만4500원(30.00%) 뛴 14만9500원에 장을 마쳤다. 효성티앤씨도 8.55% 상승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증권가에선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라는 반응이다. 대다수 전문가가 지주회사인 (주)효성의 경우 분할 전 시가총액에 분할비율(0.39)을 적용한 가치(1조8350억원)가 적정가치(약 1조1500억원)를 웃돌아 주가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지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주)효성이 보유한 투자자산 가치 7080억원에 영업가치(500억원)와 부동산(4000억원)을 합해도 1조1580억원 남짓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반대로 효성티앤씨와 효성화학, 효성첨단소재 등은 기업가치를 새롭게 평가받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다. 효성티앤씨와 효성첨단소재는 각각 세계 1위 제품인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기업가치가 재상장 전 분할비율을 적용한 가치보다 213%, 111% 올라갈 것으로 예상됐다.
효성은 지난 1월 이사회를 열고 지주회사 체제 전환과 함께 4개 사업회사의 인적 분할을 결정했다. 지배구조 투명성을 강화하고 사업회사별 경영 효율성을 높이려는 목적에서다.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주력 계열사를 효성으로 통합한 이후 20년 만의 재분리다. 분할비율은 각사 순자산에 따라 효성(지주회사) 0.39, 효성중공업(중공업·건설) 0.27, 효성첨단소재(산업자재) 0.13, 효성티앤씨(섬유·무역) 0.12, 효성화학(화학) 0.09로 정했다.
다섯 개 회사를 합친 시가총액은 이날 3조5439억원으로 분할로 거래가 정지되기 바로 전날인 5월29일 효성의 4조7070억원을 크게 밑돌았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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