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현지시간) 이스타나 대통령궁에서 할리마 야콥 대통령과 면담, 양국관계 발전 및 한·아세안 협력 방안과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문 대통령과 야콥 대통령은 1975년 양국의 수교이후 개방된 경제와 역내 평화·안정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협력을 심화·발전시켜 왔음을 평가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할리마 대통령은 싱가포르의 첫 여성 대통령이자, 47년 만에 소수인종인 말레이계 출신 대통령으로, 다인종국가인 싱가포르의 사회적 통합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내각책임제 국가인 싱가포르는 행정 수반인 리센룽 총리가 정치·행정 등 국정 전반을 운영하고, 국가원수인 할리마 야콥 대통령은 주요 공직자 임명 동의권 및 거부권, 국고 사용 동의권 등을 가지면서 국가 통합 역할을 수행한다.
문 대통령은 한국이 2005년 아시아 국가 중 최초로 싱가포르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고, 싱가포르는 아세안 국가 중 베트남에 이어 한국의 2위 교역국이자 대한(對韓) 투자 1위국으로 양국 간 견실한 경제 협력이 이뤄지고 있음을 평가했다. 또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우수한 기술력과 인적자원을 잘 접목해 첨단제조·인공지능(AI)·빅데이터·핀테크·바이오·의료 등 첨단 분야에서 공동연구와 기술·경험 공유 등 협력을 확대하자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싱가포르가 올해 아세안 의장국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점을 평가하면서 “싱가포르와 긴밀히 협력해 한·아세안 협력을 실질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할리마 대통령은 이에 “문 대통령의 신(新)남방정책을 환영하고, 아세안 스마트시티 네트워크와 아세안 사이버안보센터 구축 등 싱가포르가 올해 아세안 의장국으로 추진 중인 사업과 신남방정책 사이의 시너지 효과를 모색해 한·아세안 협력을 함께 증진해 가자”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싱가포르가 한 달 전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개최함으로써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을 향한 여정에 큰 공헌을 해준 데 사의를 표했다. 면담에 앞서 문 대통령은 할리마 대통령이 주최한 공식 환영식에 참석했다.
싱가포르=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