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 필 미켈슨 하루 1000만 달러 놓고 단판 승부… 진짜?

입력 2018-07-11 20:54
수정 2018-07-11 21:40

“진짜?”

세계 골프계가 시끌벅적하다. 골프 사상 가장 흥미로운 이벤트 매치가 추진되면서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43)와 ‘쇼트게임의 마법사’ 필 미켈슨(48)의 1대1 맞짱 경기다. 둘은 과거 압도적 1인자와 그 1인자를 넘어서기 위해 안간힘을 쓴 2인자로 서로 호의적일 수 없는 관계였다. 하지만 최근엔 연습라운드(마스터스)를 같이 하고 사업논의도 하는 등 ‘브로맨스’급 친밀관계로 발전했다. 그런 상황에서 ‘빅매치’가 추진되자 골프계가 후끈 달아올랐다.

11일 골프위크 등 복수의 미국 스포츠 매체에 따르면 우즈와 미켈슨 측은 상호 합의하에 이같은 이벤트 경기를 추진하고 있다. 골프다이제스트는 “이미 이달 초 TV중계를 하기로 하고 라스베이가스의 한 골프장까지 잡았지만 최종 스케쥴이 맞지 않아 무산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든 올해 안에 다시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무성하게 나오고 있다.

경기 방식이 우선 흥미를 끈다. 프로복서 메이 웨더와 매니 파퀴아오가 맞붙은 ‘세기의 매치’처럼 단 둘이 코스에 나가 18홀을 도는 ‘슛아웃’형태다. 초청료는 없고 상금을 이긴 사람이 다 가져가는 ‘위너 테익스 올(winner-takes-all)’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된다는 점도 흥미를 돋우는 대목이다. 상금도 무려 1000만달러(약 112억원)다. 지난해 우즈가 벌어들인 수입(4330만달러)의 4분의 1 정도를 하루 라운드로 벌어들일 수 있는 기회여서 ‘1000만달러의 도박’이라는 비판도 있다. 미켈슨도 지난해 413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상금액이 워낙 커 상금 확보방안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돈을 내고 중계방송을 보는 ‘페이TV’ 형태로 돈을 모아 지급하거나, 대기업 후원사를 유치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선 우즈와 미켈슨이 일종의 이벤트 회사를 차려 직접 이 경기를 주관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둘 다 노회한 사업가들이란 점을 감안할 때 브로커를 끼지 않고 직접 경기를 기획하고 진행해 TV중계권료 등 더 많은 수익을 노릴 수 있다. 아예 이런 류의 빅매치를 정례화, 시리즈화 하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처음 이 매치를 기획한 TV프로덕션 측은 둘이 마이크폰을 끼고 경기를 하게 해 경기 도중 나올 수 있는 생생한 ‘덕담’과 ‘저주의 말’을 모두 중계하자는 아이디어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우즈와 미켈슨은 각각 PGA 투어 78승(메이저 14승)과 43승(메이저 5승)을 올린 ‘거장’들이다. 세계 골프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골퍼들인 동시에,가장 개성 강한 라이프 스타일을 구축한 골퍼이자,가장 대조적인 삶을 산 골퍼들이기도 하다. 우즈는 화려하면서도 굴곡진 골프와 개인사로 점철된 삶을 살았고, 미켈슨은 가정적이며,안정적인 골프선수의 삶을 살았다. 뛰어난 기량과 훌륭한 성품에도 불구하고 우즈의 그늘에 가려 오랜 세월을 2인자에 만족해야 했던 미켈슨의 입장에선 우즈는 ‘넘사벽’같은 존재였을 수도 있다.

‘앙숙’,‘영원한 라이벌’로 둘을 부르는 팬들이 많고, 둘의 맞대결을 늘 보고 싶어하는 팬들이 많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둘의 관계는 우즈가 허리 부상과 섹스 스캔들에 둘러싸여 힘들어 할 때 미켈슨이 “언젠가 꼭 일어설 것이며,꼭 필드로 돌아오라”는 격려의 말을 공개적으로 많이 한 것을 계기로 친밀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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