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도 하기 前… 정치권·시민단체, 포스코 회장 내정자 '흔들기'

입력 2018-07-09 18:03
"배임 등 10년 적폐 핵심" 주장
포스코, 의혹 조목조목 반박
"허위사실 유포…법적 조치할 것"
취임 앞두고 '군기잡기' 지적도


[ 김보형 기자 ] 정치권과 일부 시민단체가 최정우 포스코 회장 내정자(61·사진) 흔들기에 나섰다. 재계에선 ‘포피아(포스코 마피아)’ 논란을 제기하며 회장 선임 과정에 개입해온 정치권과 시민단체가 취임을 앞둔 신임 회장에 대한 ‘군기 잡기’에 들어갔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글로벌 무역전쟁 여파로 철강업계가 ‘수출 절벽’에 내몰리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1위 철강회사인 포스코의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추혜선 정의당 국회의원과 포스코 바로세우기 시민연대는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 회장 내정자를 배임과 횡령범죄 방조,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서울동부지검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추 의원은 “최 회장 내정자는 지난 10년간 포스코 비리의 공범으로 정준양 전 회장과 권오준 회장 시절 적폐의 핵심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에콰도르 산토스CMI와 영국 EPC에쿼티스 등 정 전 회장 시절인 2011년 포스코건설이 인수한 부실 해외 자회사 인수 책임이 최 회장 내정자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2016년 부실 해외 자회사와 포스코건설 송도사옥 헐값 매각도 최 회장 내정자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포스코는 최 회장 내정자가 포스코건설에서 근무한 시기(2008년 2월~2010년 2월)는 해외 자회사를 인수하기 1년 전이라고 반박했다. 해외 자회사 등 부실기업을 인수해 회사에 1600억원대 손해를 끼친 혐의(배임)로 재판에 넘겨진 정 전 회장도 지난 3일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검찰은 2015년 11월 8개월에 걸친 수사 끝에 정 전 회장을 배임 혐의로 기소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최 회장 내정자는 포스코건설의 해외 자회사 매각 당시 포스코의 감사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하는 정도경영실장(감사실장)이었으며, 송도사옥 매각 건도 포스코건설 이사회가 결정하고 실행한 것”이라고 했다.

포스코는 추 의원 등이 추가로 제기한 정동화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의 비자금 사건은 최 회장 내정자와 무관하다고 했다. 대법원은 지난달 20일 횡령 혐의로 기소된 정 전 부회장에 대해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포스코는 이날 입장 자료를 통해 “포스코 바로세우기 시민연대가 허위 사실로 포스코 회장 후보와 포스코 임직원, 주주들을 모독했다”며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무고죄 등 민형사상 법적 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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