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가 롯데그룹의 포인트인 '엘포인트(L.point)'를 적립해 주는 신용카드를 출시했다. 엘포인트가 롯데그룹 계열사 외에서 포인트를 제공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9일 우리카드는 롯데멤버스와 제휴를 맺고 '카드의정석 L.POINT' 신용·체크 카드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엘포인트는 롯데그룹의 통합 멤버십 포인트다.
엘포인트가 처음으로 롯데그룹 계열사가 아닌 경쟁 카드사를 선택한 배경은, 우리카드의 '정석 시리즈'가 소비자의 호응도가 높고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즉 롯데멤버스가 명분보다 실리를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그룹 계열사라는 명분에 집착하기보다는 출시 3개월만에 50만좌를 돌파하는 등 올해 최고의 히트작으로 올라선 카드의 정석 시리즈를 파트너로 결정하는 것이 엘포인트의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계산이다.
롯데멤버스는 우리카드 외 다른 카드사와도 엘포인트 제휴 카드 출시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멤버스 관계자는 "엘포인트를 다양한 곳에서 적립할 수 있도록 개방형 포인트로 성장시킬 것"이라며 "경쟁사에서도 혜택을 줄 수 있다면 제휴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우리카드의 '카드의정석 L.POINT' 카드가 롯데 계열사인 롯데카드의' L.PAY 카드'보다 높은 적립률을 제공하는 점도 눈에 띈다.
우리카드는 전 가맹점에 기본 0.7%의 포인트를 제공하고 영화·외식·커피·대중교통에는 3%, 백화점·대형마트·온라인쇼핑·주유·여행레저에는 1%의 특별 적립률을 적용한다. 이 중 롯데 계열사를 이용하면 추가 1%를, 해당 카드를 L.pay에 등록해 사용할 경우 여기에 또 1%를 추가 적립해 준다.
예를 들어 커피전문점 중 롯데 계열사인 엔제리너스를 이용할 경우 기본 3%에 1%를 추가해 4%의 포인트를 받고, L.pay로 결제했다면 5%의 포인트를 받는다.
반면 롯데카드의 L.pay 카드는 계열사 결제 시 최대 2%, 비계열사 결제 시 1%를 적립해 주는 데 그친다. 월 적립 한도는 30만 포인트로 우리카드보다 크지만 월 사용액을 고려하면 큰 차이가 없다는 지적이다.
롯데카드 입장에서는 심기가 불편할 수 밖에 없다. 그룹 계열사임에도 포인트 혜택 등에서 강점을 갖지 못한다면 그만큼 경쟁력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엘포인트는 롯데멤버스가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적립 비율 등을 롯데카드가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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