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시험발사체 최종 종합연소시험 성공의 의미는

입력 2018-07-05 20:27
수정 2018-07-05 20:36
5일 인증모델 지상 테스트



한국이 독자 개발한 우주로켓용 75t 액체엔진을 싣고 시험 비행에 나설 시험발사체가 마지막 지상 테스트를 통과했다. 이번 시험 성공으로 액체엔진 검증을 위해 개발된 시험발사체 발사에 청신호가 들어왔다. 오는 10월 하순으로 예정된 시험 발사까지 성공하면 2021년으로 예정된 한국형발사체(KSLV-2) 개발에 더욱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5일 전남 고흥군 봉래면 외나로도의 나로우주센터에서는 한국형발사체 시험발사체 인증모델(QM)의 마지막 추진기관 종합연소시험이 진행됐다. 시험발사체는 한국형발사체에 사용될 주력기술인 75t급 액체엔진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별도로 개발된 모델이다. 2021년 발사될 한국형발사체는 1단에 75t엔진 4기, 2단에 75t엔진 1기, 3단에 7t 엔진 1기 등이 들어가는 3단형 로켓이지만 시험발사체는 75t 엔진 하나만 들어가는 1단형으로 이뤄졌다. 한국형발사체 2단과 3단을 연결한 모습과 비슷하지만 인공위성을 우주궤도에 올려놓지는 못한다.

◆10월 발사 전 지상에서 최종 리허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시험발사체를 발사하기전 최종적으로 지상에서 액체엔진과 발사체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인증모델을 개발했다. 75t 액체엔진 5번 모델이 들어가고 실제 비행모델엔 7번 모델이 들어간다는 점만 제외하면 나머지는 똑같다. 인증모델 시험에서 오케이 사인이 나야 최종 발사를 할 수 있다.

잔뜩 흐린 날씨에서 진행된 이날 시험은 지난 5월과 6월에 진행된 두 차례 인증모델 종합시험과 달리 완벽히 실제 발사 상황을 가정해 똑같이 진행했다. 시험은 당초 예정된 오후 3시를 두 시간이나 지난 5시 5분쯤 자동 발사소프트웨어 명령에 따라 시작됐다. 모의시험이라곤 하지만 실제 상황처럼 진행돼 발사체 내 감지기가 오작동하거나 엔진에 이상이 생기면 언제든 시험이 중단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자동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인증모델은 10분 뒤 커다란 불꽃과 함께 우렁찬 소리를 내뿜었다. 이날 시험은 시험발사체의 핵심인 75t 액체엔진 성능을 보는 시험이라기보다는 오는 10월 진행될 실제 발사를 대비한 최종 리허설이라고 보는 게 맞다. 항우연은 이날 처음으로 발사체에 실린 연료탱크의 케로신과 액체산소를 모두 소진할 때까지 엔진을 가동했다. 이날 인증모델의 액체엔진은 모두 154초간 불꽃을 내뿜었다. 한국형발사체가 성공적으로 우주궤도에 위성을 올려놓으려면 최소 140초 이상 안정적으로 추력을 내야 한다. 앞서 5월 17일과 6월 7일 진행된 시험에서도 각각 30초와 60초간 안정적으로 작동했다. 오승협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 발사체추진기관개발단장은 “당초 인증모델에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하면서 지상설비와 교신에 문제가 생기면서 이날 시험 일정에 차질을 빚었다”며 “시험발사체 자체에 기술적 결함은 없다”고 말했다.

고정환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은 “이번 시험은 오는 10월 시험발사체 전에 이뤄진 마지막 시험으로 사실상 발사체와 로켓의 성능 검증이 끝났다”며 “오는 8월 발사관리위원회에서 시험발사체의 최종 발사 일정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험발사체 비행모델 첫 공개

항우연은 이날 나로우주센터 발사체조립동에서 한국형발사체의 시험발사체 비행모델도 공개했다. 지상 테스트용 인증모델 말고 10월 실제 발사에 사용될 비행모델이 공개된 건 처음이다. 시험발사체는 7월 말까지 최종 마무리 작업과 도장작업을 마치면 오는 10월 25일 전후로 나로호를 쏘아올린 발사대에서 발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오는 10월 시험발사체 발사에 성공하면 일단 한국형발사체 개발에 청신호가 들어왔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항우연 관계자들은 아직 숱한 과제가 남아있다. 한국형발사체는 1.5t의 인공위성을 600~800㎞ 우주궤도에 올려놓는 3단 로켓이다. 이 중 가장 핵심인 1단 로켓은 현재 개발 중인 75t액체엔진 4기를 묶어 마치 하나의 엔진처럼 작동하게 하는 클러스터링 기술이 사용된다. 클러스터링 기술은 한국이 아직 한 번도 시도하지 못한 기술이다. 2단형 발사체인 나로호와 달리 한국형발사체는 3기 로켓이 순차적으로 분리되는 방식이다. 이 역시도 처음 시도되는 기술이다. 한국형발사체에 사용될 연료인 액체산소와 케로신 탱크를 비롯한 핵심 부품 공급문제도 변수로 남아있다. 정부는 지난 2월 한국형발사체 연료탱크 수급에 차질을 빚자 발사 일정을 2021년으로 1년 늦췄다.

◆과기정통부 시험발사체 과도한 홍보 눈살

과학계에선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한국형발사체 시험발사를 부처의 전시성 홍보 수단으로 활용하려고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오는 10월 진행될 시험발사를 방송으로 생중계하는 등 홍보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최종 발사도 아니고 아직 진행 중이고 개발과정에서 숱한 실패가 있는 우주발사체 시험 발사를 떠들썩하게 홍보했다가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기정통부는 이날도 시험발사체 인증모델의 검증시험 중 하나임에도 한국형발사체 시험 발사의 8부 능선을 넘었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전날 과기정통부는 시험이 성공할 경우 성공했다는 보도자료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구자들이 시험 과정에서조차 성공이냐 실패라는 잣대로 평가를 받게 된 셈이다. 정부 우주개발 정책을 담당했던 전직 고위공무원은 “우주발사체는 개발과정에서 언제든 사고가 날수 있는데 성과 홍보를 무리하게 하려다 자칫 우주개발 무용론이란 역풍을 맞을 수 있다”며 “부처가 대중적인 홍보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연구자들이 차분하게 최종 발사 때까지 개발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고 꼬집었다.

고흥=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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