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인 태인종합건설 회장, 삼성전자 협력사로 경영컨설팅 받아 도약 발판

입력 2018-07-05 16:59
김낙훈의 기업인 탐구

건축 이어 가스플랜트 기반 공사도
올해로 4년째 혁신활동 추진 중
업무처리 시스템 개선·매뉴얼화…
年 25억 가량 원가절감 효과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 김낙훈 기자 ] 독일의 명품 세탁기업체 밀레의 캐치프레이즈는 ‘immer besser(이머 베서)’다. 영어로 ‘forever better’다. ‘영원히 더 나은 제품을 만든다’는 의미다. 그 안에는 ‘끊임없는 혁신’이 담겨 있다. 글로벌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면서 혁신 없이는 생존하기 힘든 시기다. 기업체 공장 및 사옥 건설과 기반공사 등을 담당하는 경기 오산시의 태인종합건설은 중소건설업체로는 드물게 삼성전자의 지원을 받아 경영혁신에 나서고 있다. 작년 9월 문을 연 서울 상수동의 가구업체 스튜디오삼익은 ‘O2O(온·오프라인 연계) 모델’을 내세워 올해 매출 200억원을 목표로 잡을 정도로 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 업체 대표를 만나봤다.


경기 오산에 있는 태인종합건설(회장 권태인·63)은 공장 및 사옥 건축과 조경 토목 등의 사업을 하는 중소 규모의 건설회사다. 최근 이 회사는 몇몇 대기업의 까다로운 산업용 가스플랜트의 기반 공사를 맡아 성공적으로 완공했다. 가스플랜트는 안전이 중요한 만큼 토목공사를 비롯한 기반공사도 무척 까다롭다. 대기업으로부터 가스플랜트 공사를 수주받은 글로벌 가스플랜트업체들이 태인종합건설을 기반공사 파트너로 삼는 것은 일처리가 꼼꼼하고 신뢰할 만하기 때문이다.

권태인 회장은 1996년 철근콘크리트와 상하수도전문건설이라는 단종건설업으로 사업을 시작한 뒤 종합건설업으로 변신을 거듭했다. 만학으로 한양대 대학원 건축공학과(건축공학 박사)를 다니며 이론적인 기틀을 다졌다. 서울대 건설최고위 과정, 서울대 중국최고위 과정을 다니며 다양한 지식도 습득했다. 꾸준히 성장하던 사업은 수년간 정체되는 상황을 맞았다. 이 회사는 제2의 도약을 위해 고민하던 중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상공회의소가 주관하는 ‘산업혁신운동’에 삼성전자 2차 협력사로 참여하게 됐다.

유능한 외부 컨설턴트를 배정받았다. 혁신은 하루아침에 완성되는 게 아니다.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활동을 통해 이뤄진다. 올해로 4년째 이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이 회사를 컨설팅하고 있는 최은식 전문위원(한국산업융합기술협회 소속 전문위원)은 현장경험이 풍부한 컨설턴트다. 40여 년간 정보기술(IT) 시스템 설계 및 구축 경력을 바탕으로 업무처리 프로세스 개선과 핵심업무의 매뉴얼화 등 현장 중심의 혁신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3년여 전 태인종합건설을 처음 방문하곤 난감해했다. 제조업 중심으로 컨설팅하다가 건설업체를 방문해보니 직원들 대부분이 현장에 나가 있어 사람을 만나기가 어려웠다. 전체적인 업무지도를 그리기도 쉽지 않았다. 최 위원은 “태인종합건설의 임직원들이 열심히 일하는 것은 알겠는데 대부분의 지식과 노하우를 ‘암묵지’ 형태로 개개인이 갖고 있었고 이를 전파하고 공유하기가 힘들었다”고 말했다.

체계적인 조직운영시스템 부재와 직원들의 잦은 퇴사라는 중소건설업체의 고질적인 문제도 안고 있었다. 수십 차례 방문을 통해 임직원과 대화한 뒤에야 전체적인 공정과 직무 등을 파악했다.

그 뒤 업무의 정의, 일의 순서, 성과평가 등 전체적인 프로세스를 정리했다. 직무표준, 각종 결제 간소화, 권한과 책임의 위임, 합리적인 인센티브 도입 등의 작업에 들어갔다. 최 위원은 “올해로 4년차를 맞는데 이제는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섰다”며 “앞으로 태인종합건설이 지속 성장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컨설팅 효과로는 업무 간소화 및 공기 단축 등으로 연간 25억원 정도의 원가절감 효과를 거두게 됐고 핵심역량 강화를 통해 수주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평균 25명이던 상근직원이 50여 명으로 증원돼 고용창출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태인종합건설이 그동안 완성한 공사는 각종 조경, 변전소 토건, 기업체 사옥, 공장, 학교기숙사 등 다양하다. 이 회사는 이번 컨설팅을 바탕으로 창사 이후 처음으로 중장기 경영전략을 입안해 실행계획을 수립하는 한편 핵심역량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파격적인 성과급제를 도입하고 위임·전결제도의 틀도 마련했다. 궁극적으로는 조직을 자율경영체제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권 회장은 “삼성전자의 도움으로 업무를 체계화한 것은 물론 임직원 의식을 바꾸고 있는 게 가장 큰 소득”이라며 “핵심역량 강화와 지속적인 경영혁신 활동을 통해 현재 300억원 수준인 연매출을 1000억원대로 끌어올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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