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300선 아래에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코스피 2200선이 단기 지지선이 될 전망이고 추가 하락 가능성은 낮다는 진단이 나온다.
그러나 미중 무역전쟁이 진행 중인 만큼 조정장세는 연장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무역분쟁에 영향을 안 받는 '무풍지대' 종목과 무역분쟁 해소 시 반등할 수 있는 종목에 관심을 둘 것을 주문했다.
4일 오전 11시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54포인트(0.16%) 오른 2276.30을 기록하고 있다. 약보합권에서 장을 시작한 코스피는 장중 상승 전환했으나 오름폭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외국인과 개인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코스피지수가 바닥권을 형성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경험적으로 코스피는 장기간 상회하던 52주 이동평균선을 이탈하고 하락할 때 52주 신저가 내지는 120주 이평선 부근에서 중기 저점대를 형성하고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현재 120주 이평선은 코스피 2235 부근에 존재하고 전일 장중 저점이 2252수준에 형성된 만큼 추가 조정 가능 폭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코스피의 저평가 매력이 높아졌다는 진단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확정실적 기준 주가 순자산비율(PBR) 1배인 2300선 이하는 국내외 악재를 상당부분 선반영한 지수대로 판단한다"며 "글로벌 무역분쟁을 둘러싼 주요국들의 조치들이 단기간 시행되긴 어렵고, 실적전망치보다 코스피 레벨이 낮아졌다는 점은 코스피의 저평가 매력을 높이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 매매패턴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의 급등락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은 지난 3일까지 3거래일 연속 순매수(현물기준) 중"이라며 "낙폭과대주, 실적호전주 중심으로 저점매수에 나서고 있고, 국내 기관 매물출회 시작이던 외국인 선물 매매도 지난 3일 4거래일 만에 순매수로 전환하면서 기관 매물압력 완화의 단초가 마련됐다"고 판단했다.
다만 미중 무역전쟁 변수로 조정장세는 지속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기준 한국의 주요국 수출 비중은 중국 24.8%, 미국 11.9%(총 36.7%)로 합산 비중은 대만과 일본 다음으로 높다"며 "미국 대중 무역 규제에 한국 증시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무역분쟁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무풍지대'로는 CJ 호텔신라 삼성SDI가 꼽혔다. 정 연구원은 "CJ는 무역분쟁에 벗어나있으면서 주가와 밸류에이션이 역사적 저점"이라며 "호텔신라는 중국 웨이상(SNS를 이용한 전자상거래) 확대 효과로 이익모멘텀을 보유했고, 삼성SDI는 전동공구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50%가 넘는 등 원통형전지의 절대강자"라고 분석했다.
또 무역분쟁 해소 시 삼성전자 LG화학 POSCO가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삼성전자는 3분기 사상최대 실적 경신이 유력하고, 자사주 소각(보통주 기준 발행주식의 7%)이라는 강력한 이벤트가 대기 중"이라며 "LG화학은 유가급등과 무역분쟁이 맞물려 거래가 크게 위축된 상황으로 연 2조5000억원 이상 영업이익을 벌어들이는 회사가 22조원 시가총액에 거래되는 경우는 자주 오기 힘든 기회"라고 진단했다.
POSCO에 대해선 "동절기에 국한됐던 철강기업 공급조절이 연중 행사로 바뀌었다며 북한의 자원을 가져다 철강제품을 만들어 북한 인프라건설에 투자하는 꿈을 꿀 수 있을 정도로 경협도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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