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 2272 '강보합'…외국인 사흘 연속 순매수
(1) 원화 약세 진정되면 반등…5년째 코스피·원화가치 '동행'
(2) 2분기 실적기대 바닥…추정치 소폭 웃돌아도 '호재'
(3) 국제유가 안정땐 신흥국 위기 우려 잦아들 것
[ 강영연 기자 ] 주식시장의 조정이 길어지면서 지수가 언제쯤 반등할지에 투자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전고점(4월30일, 2515.38) 대비 10% 가까이 빠진 주가가 기술적으로는 반등할 만한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를 발표한 2013년(-11.0%)과 시행에 들어간 2014년(-8.9%)에도 10% 정도 떨어진 뒤 반등했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다만 지수가 바닥을 확인하고 상승 국면에 들어서기 위해선 원·달러 환율 하락, 2분기 실적 개선 확인 등 몇 가지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원화 강세 전환이 관건
3일 코스피지수는 1.22포인트(0.05%) 오른 2272.76에 마감했다. 사흘 연속 ‘사자’를 이어간 외국인이 2013억원어치 순매수하면서 지수를 방어했다.
장 초반 상승 출발했던 코스피지수는 오후 들어 하락세로 돌아섰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하락 출발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 심화의 신호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한때 2260선까지 내줬던 코스피지수는 상하이종합지수가 낙폭을 좁히자 상승 반전해 보합세로 장을 마쳤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전쟁의 해결 시점은 알기 어려운 만큼 증시 바닥은 다른 조건을 보고 가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먼저 환율이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2014년 이후 코스피지수는 원화 가치와 동행했다. 원·달러 환율이 내리면 코스피지수가 오르고,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코스피지수는 내리는 식이다. 김학균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달러당 1120원대까지 오른 원·달러 환율이 고점을 통과한 것이라면 주식시장 반등세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원화 강세를 예측하기 위해선 유로화 흐름을 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김 연구원은 “유로화는 달러인덱스에 가장 큰 영향(58%)을 주는 통화로 최근 원화와의 상관성이 커지고 있다”며 “유로화 약세가 진정되면 강달러 흐름 역시 일단락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분기 실적 개선 여부도 주목
2분기 실적 개선도 반등의 조건으로 꼽힌다. 홍춘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기대감은 이미 바닥”이라며 “증권사 컨센서스(추정치 평균)에 부합하는 실적만 나와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분기 영업이익 눈높이가 올라가는 종목으로 시선을 옮길 때라는 분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개월 전 추정치와 비교해 2분기 영업이익이 많이 늘어난 종목은 한국가스공사(481.19%, 3개월 전 대비 추정치 증가율), SK D&D(102.83%), 삼화콘덴서(102.81%), 신세계인터내셔날(55.25%) 등이다.
오는 6일로 예정된 삼성전자 2분기 실적 잠정치가 예상에 부합하면 중소형 정보기술(IT)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종언 대신자산운용 팀장은 “IT기업들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매우 낮아 저가 매수할 수 있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유가 안정도 신흥국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재료로 꼽힌다. 유가 상승이 경기회복 때문이면 주식시장에 긍정적이지만 최근엔 공급이 줄어 유가가 올랐기 때문에 원유를 수입하는 신흥국에 부정적이었다. 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가 안정되면 신흥국 경상수지가 개선되고 신흥국 위기에 대한 우려가 잦아들면서 증시가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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