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북한 핵시설 확대 보도… 배후는 CIA+군수업체?

입력 2018-07-03 06:58
수정 2018-08-16 14:41

세계 무역전쟁 확전 우려로 미국 증시뿐 아니라 한국 증시도 맥을 못추고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북한 문제는 지난달 미·북정상회담 이후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진 않고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최근 미국 언론에서 북한이 핵과 미사일 시설 공사를 확대하고 있다는 기사를 잇따라 실어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북한 전문 연구소인 38노스는 지난달 26일 위성사진을 분석해 북한 영변 핵시설 인프라 공사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산하 비확산연구센터는 지난 1일 위성사진으로 북한 함흥에 있는 미사일 제조공장의 외부 공사 작업이 끝나가는 모습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보수 매체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을 통해 보도되면서 전세계로 퍼저나갔습니다.

NBC 뉴스는 지난 29일 CIA 관계자를 인용해 "북한이 최근 수 개월동안 농축 우라늄 생산을 늘리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월스트리트에서는 이런 미북 신뢰 관계를 해치는 잇딴 보도에 대해 미 중앙정보국(CIA)과 군수업체들이 개입하고 있다는 설이 나돌고 있습니다. 미·북 긴장 완화로 소외된 CIA 내 일부 파벌이 미국의 군수업체들과 함께 위기를 다시 조장하고 있다는 겁니다.

설의 근거는 이렇습니다.


①38노스는 최근 한국 정부의 지원이 끊어지자, 비영리 정책 연구센터인 '스팀슨 센터(Stimson Center)에 합류했습니다.

스팀슨 센타 이사회를 보면 노스롭그루먼, 보잉, 워버그핀커스, 카네기 재단, 미국 외교협의회(CFR), 국방부, CIA 및 미 재무부와 관련된 단체들이 들어있습니다.

노스롭그루먼과 보잉은 대표적 군수업체입니다. 투자회사 워버그핀커스는 유대인이 설립한 회사이며, CFR은 유태인 중심의 국제 외교질서를 설파하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유대인들은 그동안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을 주장해왔습니다. 북한이 핵무기와 미사일을 갖게되면 이란으로 수출할 것이고, 이는 이스라엘을 위협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②지난 29일 NBC 기사를 작성한 사람은 켄 딜래니언 기자입니다. 딜래니언은 2014년 미국의 기밀정보를 주로 다루던 온라인 매체 '더 인터셉트'에서 CIA 자산으로 밝혀져 쫓겨났던 사람입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 내통 관련 기사를 쓰면서도 CIA 관계자를 여러 차례 인용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북한 관련 부정적 보도에도 지난 1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북한은 (비핵화 논의에) 매우 진지하고 그렇게 하길 원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 “우린 매우 좋은 ‘케미스트리’(궁합)를 갖고 있다”며 “나는 그와 합의했고 악수를 했다. 나는 그가 진심이라고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과연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 북한과 평화 협상을 지속할 수 있을까요.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