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살 털고 일어난 文 대통령, 하반기 한반도 비핵화 '강행군'

입력 2018-07-01 13:43
문 대통령, 동방경제포럼·유엔총회·평양방문 등 연말까지 외교일정 줄줄이 대기



감기몸살로 전 일정을 취소하고 휴식을 취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기력을 회복하고 하반기 외교 행보에 나선다.

문 대통령은 피로 누적으로 인한 감기몸살로 지난달 28일부터 휴가를 내고서 회복에 전념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오는 2일부터 업무에 복귀할 예정이다.

정치권에서는 문 대통령이 휴식을 취하는 사이 국내외 현안들을 차분히 살펴보면서 하반기 국정 운영 방향을 구상했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특히 외교·안보 분야의 경우 올해 상반기 어느 때보다 '격동의 시기'를 보낸 만큼, 한반도 비핵화 논의의 현주소를 냉철하게 돌아보고 이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한국의 역할을 깊이 고민했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내에서는 올해 1월 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부터 평창동계올림픽 북한 선수단 참가,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 6·13 북미정상회담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에서, 문 대통령이 중재 역할을 원만하게 수행했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다만 판문점 선언이나 센토사 합의 채택으로 비핵화의 '이정표'를 세우는 데에는 일단 성공을 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 이 합의에 기반을 둔 가시적 성과를 끌어내는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여기에 구체적인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북미 간 이견이 표출될 가능성도 언제든 있어, 이후 논의가 어떻게 흘러갈지 예측하기 힘든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서 '운전자'를 자임해 온 문 대통령의 하반기 외교 행보가 더욱 중요하다는 주장도 일각에서 나온다.

하반기에도 문 대통령 앞에는 굵직한 외교 일정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우선 지난달 22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한러 정상회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을 오는 9월 열리는 블라디보스토크 동방경제포럼에 초청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미 김 위원장에게 동방경제포럼 참석을 요청한 바 있어, 문 대통령도 이 포럼에 참석하게 된다면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남북 정상 간 만남이 성사될 수 있다.

또 판문점선언에는 '문 대통령이 올해 가을 평양을 방문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세 번째 남북정상회담은 결국 올해 가을을 넘기지 않으리라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아울러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 논의 진행에 따라 문 대통령의 발걸음도 더욱 빨라질 수 있다.

중국이 종전선언 참여를 주장하고 있다는 점이 변수가 될 수는 있지만, 일각에서는 9월 중하순에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제73차 유엔총회에서 세 정상이 한자리에 모여 종전선언에 대해 논의를 할 수 있다는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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