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평택시대 개막… 문 대통령 "'위대한 동맹' 발전 기대"

입력 2018-06-29 18:23
주한미군사령부 신청사 개관식

73년 만에 미군사령부 이전
여의도 면적의 5배 규모
단일 미군기지로는 세계 최대

미군·가족 4만3000여명 거주
한국속 '미국 도시'로 변신


[ 이미아/조미현 기자 ]
주한미군사령부가 29일 서울 용산에서 경기 평택으로 이전했다. 1945년 서울에 처음 자리잡은 뒤 73년 만이다.

이날 평택 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에서 열린 주한미군사령부 신청사 개청식엔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 이상철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등 한·미 관계자 300여 명이 참석했다. 캠프 험프리스는 서울 여의도 면적의 약 5배인 1467만7000㎡(약 444만 평)에 달해 외국에 있는 단일 미군기지 중 최대 규모다. 기지 건설엔 총 108억달러(약 12조원)가 들었다.

캠프 험프리스엔 주한미군사령부와 작년 평택으로 이전한 미8군사령부 등이 있다. 주한미군사령부 청사는 초대 한미연합사령관을 지낸 존 윌리엄 베시 미 육군 예비역 대장의 이름으로 명명됐다.

이 미군기지는 앞으로 주한미군과 가족 4만3000여 명이 거주하는 ‘한국 속의 미국 도시’로 변신할 예정이다. 주한미군 관계자는 “현재 평택 미군기지에 총 2만3000여 명의 미국인이 거주하며 2022년께엔 4만3000여 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기지 안엔 미군 287동, 한국군 226동 등 모두 513동의 건물이 있다. 학교와 주요 소매점, 은행 등 지원시설도 갖췄다. 건물들은 미국 캘리포니아 주소를 갖고 있다. 기지 내 건설 중인 종합병원은 2020년 완공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개청식에 참석한 이상철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1차장이 대독한 축전을 통해 “주한미군사령부는 한·미 동맹의 초석인 동시에 한·미 동맹의 미래”라고 말했다. 이어 “한·미 동맹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기반이자 대한민국 민주화와 경제성장의 기틀이 돼줬다”고 감사해했다.

문 대통령은 “주한미군사령부의 새로운 보금자리가 된 평택 기지는 한국과 미국이 힘을 모아 세계 최고 수준의 해외 미군기지로 건설한 곳”이라며 “주한미군사령부의 평택 기지 이전으로 주한미군의 주둔 여건이 더욱 안정적으로 보장될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또 “남북한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향한 발걸음도 한·미 동맹이 강력한 억제와 대응태세로 뒷받침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며 “오늘 주한미군사령부 ‘평택 시대’ 개막을 통해 한·미 동맹이 ‘군사적 동맹’과 ‘포괄적 동맹’을 뛰어넘어 ‘위대한 동맹’으로 발전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은 이날 환영사에서 “세계에서 가장 크게 확장된 미군기지 창설에 감사드린다”며 “미군기지 내 주한미군사령부 청사는 장기적인 미군 주둔을 위한 투자”라고 밝혔다.

이미아/조미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