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럭, 제주 포럼서 밝혀
서비스부문 對韓 흑자 느는데
미국, 상품분야 적자만 강조
[ 도병욱 기자 ] 데이비드 럭 주한미국상공회의소 (AMCHAM·암참) 부회장(사진)이 수입 자동차에 20~25%의 관세를 부과하려는 미국 정부 움직임에 대해 “잘못된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수입 자동차와 부품이 국가 안보에 영향을 미친다며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 법이 적용되면 미국으로 수출하는 차량에는 20~25% 관세가 붙는다.
럭 부회장은 지난 28일 제주 서귀포시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주포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과 양국의 신(新)통상정책’ 세션 연사로 참석해 “미국의 자동차 수출을 지원하는 최선의 방법은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하는 게 아니라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을 통해 공정한 경쟁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한 미국 기업의 권익을 보호하는 단체인 암참은 지금까지 미국 정부 정책에 보조를 맞춰왔다. 럭 부회장이 이례적으로 미국 정부의 수입차 관세 부과 움직임에 반대 목소리를 낸 것은 관세 부과 정책이 초래할 부작용이 크다고 판단한 결과로 해석된다.
그는 “상품 분야 무역 적자만 과도하게 강조되고 있는데 서비스 분야에서는 미국의 대(對)한국 무역 흑자가 크게 늘고 있다”며 “이를 포함하면 미국의 연간 무역 적자 규모는 54% 감소한다”고 주장했다.
럭 부회장은 또 한국 기업들이 미국 내 투자를 확대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미국의 6위 무역 파트너로 한·미 경제 관계는 미국의 이익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며 “현대자동차, 두산과 같은 한국 기업은 미국에서 수천 개의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자동차업계 관계자들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김태년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상무는 “한국 자동차업계는 한·미 양국의 무역을 악화시키고 미국 소비자의 비용을 증가시키는 조치를 반대한다”며 “무역확장법 232조가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을 없애려는 한·미 간 협정을 뒤집어 놓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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