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샤오미의 홍콩 증시 등판이 국내 증시, 특히 시가총액 비중이 높은 정보기술(IT)주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중국 최대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인 컨템포러리암페렉스테크놀로지(CATL)의 선전 증시 상장 등 중국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신생 벤처기업)이 글로벌 증시에 잇따라 새로 등장한 만큼 한국 증시, 혹은 IT주에서 자금 유출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투자 트렌드가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로 진화하고 있고, 한국 증시도 샤오미 기업공개(IPO) 영향이 불가피하다"며 "샤오미가 상장할 경우 텐센트와 같이 모건스탠리캐피털 인터내셔널(MSCI)차이나지수 편입이 유력하고, 이는 한국 비중 축소로 연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국내 증시와 IT주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관측에 보다 무게를 싣고 있다.
오온수 KB증권 멀티에셋전략팀장은 "샤오미가 MSCI차이나에 편입된다고 가정하더라도 다음 지수 편입 때나 반영되는 만큼 단기적으로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국내 IT주에는 샤오미 IPO보다는 중국의 반도체 반독점 조사 등 이슈가 더 크게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현재 중국 IT주에 투자하는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의 경우 미국 증시에 상장된 IT주를 중심으로 형성돼 있고, 샤오미가 상장 직후에는 인덱스에 편입될 가능성이 낮다"며 "수급 측면에서 국내 증시와 IT주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전문가들은 샤오미 관련주로 스마트폰과 가전제품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를 꼽았다. 단순비교는 어렵지만 공통 사업영역을 보유하고 있고,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에 편입된 대표 IT종목이란 점에서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각 사업부문에서 우위가 다른 만큼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샤오미의 라이벌로 간주할 수는 없지만 공통사업군을 보유하고 있다"며 "샤오미가 이번 IPO를 계기로 향후 종합 전자제품 회사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고 평가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세트업체란 점에서 LG전자와 샤오미가 경쟁관계에 있지만 샤오미의 IPO로 인한 수급 영향과 자금 이동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샤오미의 시가총액이 예상보다 큰 규모로 형성될 경우 LG전자의 기업가치 대비 주가 저평가 매력이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샤오미에 부품을 납품하는 IT 부품주의 경우 투자심리 측면에서 반사이익이 기대된다는 평가도 나왔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미드스몰캡팀장은 "샤오미에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업체인 동운아나텍, 모다이노칩 등 부품주의 경우 (샤오미 IPO와 함께) 이미지 개선 등 수혜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정민/김소현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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