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협상도 사람 얻는 기회… 상대 쥐어짜면 下手

입력 2018-06-28 17:24
류재언 변호사의 협상 바이블

류재언 지음 / 한스미디어 / 384쪽│1만8500원


[ 윤정현 기자 ] 2000년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중국 베이징을 찾았을 때 수많은 중국 기업이 줄을 섰다. 투자업계 ‘큰손’인 손 회장의 관심을 얻기 위해서였다. 알리바바온라인이라는 전자상거래업체를 갓 창업한 마윈도 10분간 독대 기회를 얻었다. 그가 중국 시장의 가능성과 회사의 비전을 한창 설명하던 중, 손 회장이 프레젠테이션을 중단시켰다. 시작한 지 6분 만이었다. 손 회장은 그 자리에서 3000만달러(약 334억원)를 투자하겠다고 제안했다. 당시 알리바바는 직원 30명 남짓의 신생 회사였다. 더군다나 세계적으로 닷컴 거품이 꺼지는 시점이었다. 의외인 것은 마윈의 답이었다. 손 회장의 파격적인 제안을 그는 거절했다. 알리바바에 현재 필요한 자금은 2000만달러(약 224억원)라는 이유에서였다.

신간 《류재언 변호사의 협상 바이블》에서 저자는 손 회장의 통찰력을 넘어서는 마윈의 협상력을 높이 평가했다. 투자금이 절실했지만 첫 만남에서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 대신 신뢰를 쌓았다. 관계를 장기적으로 봤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2004년 손 회장은 알리바바에 6000만달러(약 670억원)를 추가 투자했다. 알리바바는 2014년 9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최대주주인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알리바바의 지분 가치는 578억달러(약 64조8000억원)에 달했다.

변호사가 된 뒤 첫 비즈니스 협상 테이블에서 극도의 불안에 시달린 저자는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던 협상의 기술을 스스로 터득해나가기로 했다. 현재는 기업분쟁 및 계약협상 분야에 특화된 협상전문가로, 법무법인 율본의 기업분쟁팀을 이끌고 있다.

저자인 류재언 변호사는 수많은 비즈니스 협상 과정을 통해 경험을 축적했다. 하버드대 로스쿨 협상프로그램에 참여하고 관련 책과 논문, 칼럼을 분석해 열두 가지 협상 원칙을 정리했다. ‘목표를 설정하라’ ‘요구가 아닌 욕구에 집중하라’ ‘숨은 이해관계인을 파악하라’ ‘최적의 타이밍에 공략하라’ 등이다. 협상은 사업할 때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연봉을 정하고 부동산을 거래할 때도 협상을 해야 한다. 물건을 사고 배우자와 대화하는 일상도 협상의 과정이다. 대기업 10년차 연봉 협상을 앞둔 후배, 부동산 거래에서 1억원을 깎을 수 있었던 비결, 대형 딜을 성사시킨 신입사원까지 다양한 사례가 생생하게 다가온다.

협상 전략과 기술을 얘기하지만 저자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사람과의 관계다. “상대를 쥐어짜서 조금이라도 더 얻어내는 것”은 근시안적이고 결과적으로는 실패한 협상이다. 저자는 말한다. “모든 협상은 두 가지를 남긴다. 하나는 협상 결과물, 다른 하나는 인간관계. 두 가지 모두 만족시키는 것이 성공한 협상이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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