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해외 난민, 배타주의도 지나친 온정주의도 곤란하다

입력 2018-06-26 18:22
무사증(無査證) 제도를 이용해 제주도로 몰려와 집단 난민 신청을 한 예멘인들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각종 게시판 등에는 이들과 관련한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난민 신청을 받지 말고 추방하라는 주장이 압도적이다. ‘무사증 입국과 난민법 폐지’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의 최다 청원일 정도다.

올 들어 제주도에서 난민 신청을 한 사람은 예멘인 549명 등 1063명에 이른다. 예멘 신청자들에게 반감이 집중되고 있는 데는 이들의 숫자(지난해 42명)가 급증한 것과 무관치 않다. 우려스러운 것은 이슬람교를 폄훼하는 등 난민들에게 노골적으로 반감을 드러내는 인터넷 댓글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다문화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인 혐오증’을 부를 수 있는 배타주의는 지양돼야 한다.

하지만 예멘이 내전 중이라는 이유로 ‘무조건 수용하자’는 지나친 온정주의도 경계해야 한다. 최근 100일간 경찰에 적발된 입·출국 브로커와 불법 입국자가 425명에 이를 정도로 ‘난민 비즈니스’가 극성을 부리고 있어서다. “예멘인들이 ‘난민 브로커’를 통해 더 나은 일자리를 구하러 왔다”는 ‘기획 난민설’도 끊이지 않고 있다. 유럽 각지에서는 난민으로 위장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로 인한 테러가 빈번해 ‘반(反)난민’ 정서가 퍼지고 있다.

‘종교적 박해’와 ‘정치적 박해’ 등 난민 신청 자격을 꼼꼼히 따져 ‘진짜 난민’을 가려내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그래야 박해받는 난민들을 앞으로도 포용할 수 있고, 이들에 대한 편견도 불식시킬 수 있다. 무사증 등 출입국 제도의 틈새를 악용한 불법 체류자들과 이들로 인한 치안불안을 걱정하는 국민도 안심시킬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