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대 석학 "토큰 이코노미는 경제의 진보…한국 도태될 수도"

입력 2018-06-22 14:28
수정 2018-06-22 14:29
토큰이코노미는 자연스러운 진보
한국은 정책에 가로막혀…대화로 방법 찾아야



런던정경대 블록체인 센터 설립자가 블록체인 기반 토큰 이코노미를 경제의 진보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규정하며 경제 시스템 발전에서 한국만 뒤처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얍컴퍼니는 22일 서강대 지능형 블록체인센터와 함께 파올로 타스카(Paolo Tasca) 박사를 초청해 강연을 열었다. 파올로 타스카 박사는 영국 런던대(UCL) 블록체인 테크놀로지 센터 설립자 겸 에너지마인 창립자다. UCL 블록체인 테크놀로지센터 상임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파올로 상임위원은 토큰 이코노미가 경제 발전에서 매우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최초의 무역과 거래는 고대의 개인간(P2P) 물물교환에서 시작됐다. 그때는 시장이나 거래소도 없었다”면서 경제 시스템의 발전 과정을 짚었다.

현재의 시장에 대해서는 “기업이 생기며 자본시장이 탄생했고, 기업이 물건을 만들면서 소유권과 사용권 개념도 생겨났다”면서 “시장이 발전함에 따라 기업이 활동하는 시장도 커졌고 결국 신뢰가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돈을 내면 기대에 걸맞은 상품을 제공할 것이라는 신뢰는 쉽게 쌓이지 않는다. 실제로 국경을 넘는 거래에서는 거래대금을 보내지 않거나 약속된 품질의 상품을 보내지 않는 등 신뢰 관계가 깨지는 경우도 많다.

파올로 상임위원은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19세기 기업들은 ‘브랜드’를 만들어 홍보하기 시작했다”며 “상품이나 서비스를 잘 모르는 소비자들도 브랜드를 보고 거래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시스템은 밀레니엄 세대에 들어 무너지기 시작했다. 정보통신(IT) 기술이 발전하며 사람들은 제품의 브랜드보다 먼저 써본 소비자 평가에 가치를 두게 된 것이다. 소비자 역할이 생산자까지 확대되며 ‘프로슈머’도 등장했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 파올로 상임위원은 “경제 패러다임 자체가 이익 중심에서 공공선과 공유 중심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소비자가 경제 플랫폼의 객체로 들어오며 유튜브, 우버 등 이들을 연결하는 커넥터가 발전했다. 파올로 상임위원은 그 다음 단계로 토큰 이코노미를 제시했다. 블록체인으로 개인과 개인이 직접 연결되며, 스마트 계약 알고리즘으로 신뢰를 보장한다는 것이다.

파올로 상임위원은 “암호화폐 공개(ICO) 역시 경제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기업의 기반도 변화하는 것”이라며 “크라우드 펀딩과 큰 차이가 없으면서도 투자자의 자율성을 보장한다”고 강조했다. 기업 비전이 악화될 경우 암호화폐를 매각하는 방식으로 투자금을 즉각 회수할 수 있다는 얘기다.

파올로 상임위원은 “정부나 중앙은행의 기능도 향후 블록체인 플랫폼 안에서 형성될 것”이라며 “한국의 경우 (ICO 등) 정책으로 인해 이러한 변화가 이행되기 어려운 것으로 안다”고 지적했다. 세계 경제의 진보에서 한국만 도태될 수 있다는 경고인 셈이다.

그는 “미국, 스위스, 한국 등 다양한 상황과 방향성이 존재하며 아직 유일한 정답은 없다”면서도 “(정부와) 많은 실험과 대화를 통해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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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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