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씨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18 - 1라운드
첫날부터 구름 관중
'냉장고 바지'에 팔토시 챙겨 관람
푸드코트·골프용품 부스도 인기
걸그룹 '배드키즈'도 열띤 응원
[ 최진석/이지훈/김순신 기자 ]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비씨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18’ 대회 개막일인 21일 경기 안산시 아일랜드CC.
18번홀(파5) 그린 앞 나무 그늘에 50대 여성 갤러리 3명이 자리를 잡고 앉았다. 바람이 잘 통하는 ‘냉장고 바지’와 긴 팔 셔츠를 맞춰 입고 챙이 큰 모자를 쓴 뒤 수건으로 얼굴을 감싸는 등 무더위에 맞설 채비를 단단히 했다. ‘갤러리 경력 20년’이라고 자처한 이들은 100m 전방에서 노란 상의를 입은 김아림(23·SBI저축은행)이 걸어오자 “투어를 대표하는 장타자”라며 서로가 알고 있는 정보를 교환했다. 김아림과 한 조인 홍란(32·삼천리)이 공을 홀컵 1.5m 옆에 붙인 뒤 버디를 잡아내자 박수를 보내며 “짧은 퍼트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배울 수 있었다”고 감탄했다.
이날 새벽 경기 수원에서 온 김윤희 씨는 “골퍼들의 명품샷을 직접 보고 배우기 위해 대회장을 찾았다”며 “낮에는 덥기 때문에 햇빛을 차단하고 바람이 잘 통하는 바지를 입는 것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함께 온 친구 박진현 씨는 “18번홀 그린 앞은 그늘이 널찍하고 1번홀(파4) 티샷도 볼 수 있어 골프대회를 감상하기에 둘도 없는 명당”이라고 귀띔했다.
“명품샷 보자” 첫날부터 몰려든 관중
대회 첫날은 평일이지만 이른 아침부터 많은 갤러리가 아일랜드CC를 찾아와 선수들을 따라다녔다. 오전 8시40분에 경기를 시작한 이승현(27·NH투자증권)을 뒤쫓으며 코스를 돈 김우현 씨는 “이승현 선수의 명품 퍼팅을 직접 보고 싶어 일찍 집을 나섰다”며 “가까이서 보니 역시 명불허전이다. 퍼팅 리듬과 호흡을 잃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날 이승현은 갤러리들의 응원에 화답하듯 보기 없이 버디 4개를 잡아내며 선두권에 이름을 올렸다.
평소 아일랜드CC에서 골프를 즐겨 친다는 한상희 씨는 “11번홀(파5)은 벙커가 그린 바로 앞에 있고 그린 굴곡이 심해 늘 어렵게 경기를 했던 곳”이라며 “버디를 한 최혜용(28·메디힐)의 샷이 많은 참고가 됐다”고 설명했다. 골프 유망주 김샛별(11)도 아버지와 함께 대회장을 찾았다. 김양은 “경기 시작 전 퍼팅 연습장의 진지한 분위기에 나도 덩달아 긴장됐다”며 “장하나 선수(26·비씨카드)의 경기 모습을 눈앞에서 볼 수 있어 가슴이 설?다”고 말했다.
걸그룹도 찾아와 응원
대회장 옆에 마련된 푸드코트도 선수와 갤러리들의 인기를 끌었다. 오코노미만두, 떡볶이, 수제치킨버거 등 다양한 메뉴가 있었다. 갤러리들은 “포장한 뒤 필드에서 간편하게 음식을 먹을 수 있어 좋다”고 만족해했다. 오전 경기를 마친 일부 선수도 갤러리들과 어울려 만두와 햄버거를 먹었다. 서울 잠실에서 온 박기용 씨는 “은행을 퇴직한 뒤 골프대회를 찾는 게 큰 행복”이라며 “오지현 프로(22·KB금융그룹)가 3연속 우승할 수 있도록 응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행사장 입구에는 11개 부스가 설치됐다. 한국경제신문 부스에선 현장에서 한경 1년 정기구독을 신청하면 화장품세트, 골프모자, 팔토시 등 다양한 상품을 준다. 가정용 스크린 골프 시뮬레이터 ‘티맥스 스윙바로’, 골프벨트 브랜드 ‘드루’ 등 골프용품 업체가 갤러리들을 맞았다.
걸그룹 ‘배드키즈’도 이날 대회장을 찾았다. 그룹에서 랩을 맡고 있는 케이미(25)는 “장하나 선수와 2년 연속 이 대회에서 우승한 오지현 선수를 응원하기 위해 대회장을 찾았다”며 “스크린골프를 통해 처음 골프를 접했는데, 대회장에 처음 와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아일랜드CC=최진석/이지훈/김순신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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