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네스코 이어 유엔인권이사회 탈퇴… "중국 등 제명하면 재가입"

입력 2018-06-20 08:29
유엔기구서 연이은 탈퇴



미국이 19일(현지시간) 유엔인권이사회(UNHRC)를 탈퇴했다. 지난해 10월 유네스코(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에 이은 두 번째 유엔(UN) 기구 탈퇴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이날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과 함께 유엔 인권이사회 탈퇴 결정을 발표했다. 비인도적 국가들이 이사회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헤일리 대사는 "너무나 오랫동안 인권이사회는 '인권을 침해하는 자들의 보호자'였고 '정치적 편견의 소굴'이었다"라며 "세계에서 가장 비인도적인 정권들이 계속 조사를 피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위선적이고 자기 잇속만 차리는 기구", "인권을 흉내만 내는"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인권이사회를 몰아붙였다.

미국은 중국, 베네수엘라, 쿠바, 부룬디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인권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며 지난해 인권침해 국가를 이사회에서 제명하자는 개혁안을 제출한 바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인권이사회는 인권을 옹호하는 데 형편없었다"면서 "더 나쁜 것은 이사회가 세계 최악의 인권 침해가 무시되는 뻔뻔한 위선의 활동이 됐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인권침해국들이 이사회에 앉아 있다"면서 "중국, 쿠바, 베네수엘라와 같은 명확하고 혐오스러운 인권 기록을 가진 독재 정부들이 회원국에 포함됐다"고 지적했다.

다만 헤일리 대사는 미국이 요구한 개혁이 이행된다면 "(인권이사회에) 기쁘게 재가입하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미국이 인권위원회 개혁을 명분으로 삼았지만 실제로는 이스라엘을 배격하는 인권이사회의 태도에 대한 불만이 더 컸다는 시각도 있다. 이날 헤일리 대사는 인권이사회에 대해 "이스라엘에 대한 고질적 편견"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폼페이오 장관도 "이스라엘에 대한 이사회의 지속적이고 문서화된 편견은 부끄러워할 만하다"면서 "다른 모든 나라에 한 것보다 더 많은 규탄 결의안을 이스라엘에 대해 채택했다"고 말했다. 미국은 유네스코를 탈퇴할 때에도 반(反)이스라엘 성향을 이유로 든 바 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미국의 인권이사회 탈퇴에 대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미국이 유엔인권이사회에 남는 것을 더 선호할 것"이라면서 "유엔 인권 기구는 세계 인권을 보호하고 증진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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