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의 먹구름이 뉴욕증시를 덮친 19일(현지시간) "엄청난 조정장이 시작됐다"(억만장자 투자자인 짐 멜론 번브래그룹 회장), "다음 미국의 경기 침체는 정말 추악할 것"(폴 튜더 존스 튜더인베스트먼트 창업자 등 어두운 분석들이 쏟아졌습니다. 하지만 이날 투자자들의 눈길을 끄는 기사가 하나 있었습니다. 더스트리트닷컴은 월스트리트에 떠돌고 있는 영감을 줄 만한 세가지 인수합병(M&A) 시나리오를 보도했습니다. 이뤄진다면 시장을 뒤흔들만한 ‘후덜덜’한 거래들입니다.
①애플, 테슬라를 사다?
테슬라는 의심할 여지없이 강력한 브랜드를 갖고 있지만, 최근 모델3 양산 지연으로 인해 큰 손실을 보면서 현금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런 테슬라를 애플이 인수한다면 엄청난 시너지가 생길 수 있습니다.
애플은 2850억달러에 달하는 현금뿐 아니라 테슬라가 필요한 소프트웨어 기술과 유통망을 아우르고 있습니다.또 각종 부품을 효과적으로 조달하는 공급망에 있어서는 세계 최고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런 애플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게 아이폰 이후 또 다시 실적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돌파구입니다.
테슬라의 시장 가치는 500억달러가 넘지만 애플에게는 많은 돈은 아닙니다. 애플의 전 CEO였던 존 스컬리는 더스트리트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애플이 테슬라를 원한다면 분명히 그렇게 할 수있는 재정적 능력을 갖추고있다"면서 "그들이 큰 회사를 사기로 결심했다면 테슬라 (Tesla)와 같은 자동차 제조업체는 분명히 그 기준을 충족시킬 수있을 것 "이라고 말했습니다. 머스크는 테슬라를 판 돈으로 가장 좋아하는 우주산업(스페이스X)에 막대한 돈을 투자할 수도 있습니다.
②아마존, 시어스를 사다?
미국의 중저가 백화점 체인 시어스는 오랜 기간 미국 소매업의 상징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간 아마존이 급속히 성장하면서 가장 급속하게 추락한 대표적 오프라인 소매회사였습니다. 이런 시어스를 아마존이 인수한다는 시나리오는 미 소매업에 엄청난 파급효과를 줄 겁니다.
가능성이 있는 게 지난달 9일 아마존과 시어스는 아마존이 취급하는 모든 브랜드의 타이어를 미국 내의 시어스 오토 센터에서 취급하기로 했습니다. 아마존에서 산 타이어를 시어스에서 받아 바꾸어 뀔 수 있게된 겁니다. 그날 시어스 주가는 무려 16% 폭등했었습니다.
아마존은 또 시어즈와 연계해 캔모어 브랜드의 가전제품을 판매해왔습니다. 아마존은 지난해 미 전역에 460여개 매장을 가진 홀푸드를 인수해 미 증시를 충격을 몰아넣은 적이 있습니다. 만약 매장수가 두 배가 넘는 1002개에 달하고 훨씬 넓은 면적에서 수많은 제품을 파는 시어즈를 인수한다면? 아마존은 오프라인 소매에서의 파급력뿐 아니라 시어즈가 가진 수많은 부동산을 물류센터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시어스는 부채가 100억달러지만 보유현금은 2억달러 수준에 불과해 파산 직전에 있습니다. 싼 값에 인수가 가능하다는 얘기입니다.
③마이크로소프트, 넷플릭스를 사다?
MS의 가장 큰 적은 아마존입니다. 주력사업인 클라우드에서 아마존은 ‘넘사벽’입니다. 이런 MS가 아마존에 비해 지적되는 가장 큰 약점은 독창적인 콘텐츠가 없다는 것입니다. MS가 넷플릭스를 인수한다면 자체 컨텐트 및 제작 스튜디오를 만드는 데 필요한 엄청난 비용을 낭비하지 않고도 스트리밍 산업에 깊이 뿌리내릴 수 있습니다.
업계 추정에 따르면 2022년까지 비디오 스트리밍 업계 매출이 187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넷플릭스는 이 시장의 1위입니다. 지난 해 전세계 가입자수가 25% 증가해 1억1000만명에 달했습니다.
넷플릭스는 점점 다 치열해지는 스트리밍 시장에서 지배적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콘텐츠 제작에 엄청난 투자를 퍼붓고 있습니다. 올해 투자 비용은 75억~80억달러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막대한 현금 창출력을 가진 MS가 넷플릭스를 인수한다면 시너지가 클 수 있습니다. 만약 현재 시가총액에 30%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한다면 넷플릭스 인수액은 1900억달러 수준으로 추정됩니다.
MS는 2016년 링크드인을 260억달러에 인수하는 등 거대한 거래를 해온 역사가 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