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건강상식] 흡연이 척추 건강 망친다

입력 2018-06-19 08:38
최성훈 서면자생한의원 대표원장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을 두고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내 시판 중인 궐련형 전자담배의 배출물을 분석한 결과 일반 담배 대비 타르 함량이 높게 검출됐고, 일반 담배와 마찬가지로 발암물질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담배업계는 식약처의 타르 측정 방식 오류를 지적하며 반론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흡연이 건강을 망치는 주범이라는 데에는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흡연은 폐암, 구강암, 호흡기 질환 등 다양한 질병의 원인이라는 점을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척추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실제로 지난 2016년 미국의 재활의학 전문의 미첼 레빗 박사가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흡연이 경추디스크의 자연적인 마모를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82명의 경추 CT영상을 분석한 결과 흡연자의 목디스크 마모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니코틴이 모세혈관을 손상시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흡연의 대표적인 문제는 니코틴의 혈관 수축작용이다. 니코틴이 혈관을 좁게 만들면서 혈류를 빠르게 하고 모세혈관의 기형을 유발한다. 흡연의 이런 문제는 디스크로 잘 알려진 추간판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디스크는 혈관이 없기 때문에 주변 미세혈관을 통해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는다. 영양이 충분히 공급되어야 수핵과 섬유륜으로 이루어진 디스크가 팽팽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흡연으로 인해 혈관이 수축되면 디스크의 영양 공급도 방해 받는다. 결국 디스크가 푸석해진 상태로 탄성을 잃게 되어 충격에 취약해진다. 특히 척추의 퇴행성 변화가 시작되는 중년층이 흡연까지 하게 되면 이런 변화는 더욱 가속되고 추간판탈출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추간판탈출증으로 내원한 환자에게 추나요법은 대표적인 한방치료법이다. 여기에 약침과 한약치료를 병행하면 디스크와 주변 조직에 효과적으로 영양을 공급해 척추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다. 하지만 치료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흡연을 하게 되면 디스크 영양 공급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척추 질환은 생활 습관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흡연도 생활습관의 일부인 만큼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선 치료와 함께 담배를 끊는 것도 중요하다.

담배만큼 백해무익이라는 말과 잘 어울리는 단어가 있을까. 유해성 논란이 식을 줄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담배가 우리의 건강을 해친 다는 것이다. 건강을 생각한다면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 논란은 소모적 논쟁일 뿐이다. 이제는 유해성 논란을 떠나 우리가 담배를 떠나보낼 때가 된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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