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재무
인터뷰 - 레이철 그라임스 국제회계사연맹 회장
[ 김병근 기자 ]
“인공지능(AI)을 비롯한 4차 산업혁명의 신기술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회계업계에 도전이자 기회가 될 것입니다.”
레이철 그라임스 국제회계사연맹(IFAC) 회장(사진)은 1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기술 발전이 회계업계에 독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오히려 회계업계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전 세계 회계사들 모임인 IFAC 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한국공인회계사회와 한국회계정보학회가 주최한 ‘해외 연사 초청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최근 방한했다.
그라임스 회장은 “AI와 빅데이터를 통해 전수조사가 가능해지고 감사 의뢰 기업의 데이터를 100% 검증할 수 있게 돼 보다 정확한 회계 감사가 가능해질 것”이라며 “회계사는 반복적인 업무에서 벗어나 보다 핵심적이고 기술적인 감사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업무 영역이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보험회사가 유아용품을 구입한 소비자에게는 생명보험을, 반려동물 음식을 산 소비자에게는 관련 보험을 판매할 수 있다”며 “4차 산업혁명은 기업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고 개척할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주식회사의 외부 감사에 관한 법률(외감법)’ 개정 등 한국의 감사 환경 변화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그라임스 회장은 “제도가 분식회계 등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진 않지만 기업의 지배구조를 강화하고 회계 투명성 수준을 높이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분식회계를 막기 위해선 기업의 재무제표 작성자와 감사인, 감사위원회가 윤리의식을 가지고 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국이 회계 투명성 지표에서 바닥권을 보이고 있는 것과 관련해선 “올바르고 정확한 기술을 가진 독립적인 감사인을 선택하며 재무제표의 신뢰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스위스 국제개발경영연구원(IMD)이 발표한 ‘2017년 회계투명성 부문 국가별 순위’에서 조사 대상 63개국 중 63위를 차지했다. 2016년 조사에서도 61개 대상 국가 가운데 61위였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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