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월드컵 초반…브라질·스위스, 독일·멕시코 등 축구 강국들 부진

입력 2018-06-18 13:39
수정 2018-09-16 00:03
아르헨티나와 대등한 경기 펼친 아이슬랜드…축구팬들 찬사
피파랭킹 1위의 독일, 멕시코에 1-0 패배


2018 러시아 월드컵 초반 레이스가 뜨겁게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축구 강국들이 잇달라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축구 강국들은 계속되는 이변에 당황하고 있지만 전세계의 축구팬들은 이러한 반전때문에 더욱 열광하고 있다. 모두가 우승후보라고 손꼽았던 축구 강국들의 부진, 과연 어떤 나라들이 있을까?

▲'가장 핫한 팀' 메시를 꽁꽁 얼려버린 아이슬란드


이번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팀은 단연 아이슬란드다.

지난 16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는 아르헨티나와 아이슬란드의 러시아 월드컵 D조 조별예선 1차전이 열렸다. 이 경기를 앞두고 많은 축구 전문가들은 월드컵 우승에 목이 마른 리오넬 메시가 단단히 준비를 하고 나왔을 것이라고 예상하며 아르헨티나의 무난한 승리를 예상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아이슬란드의 수비가 예상보다 훨씬 견고했다. 아르헨티나가 특유의 테크닉을 앞세워 많은 패스를 주고 받는 등 골문 앞에서 기회를 만들었지만 그때마다 아이슬란드 수비진에게 번번이 막혔다. 그러다 전반 19분 아르헨티나의 세르히오 아구레오가 왼발 터닝 슛을 성공시키면서 많은 축구팬들은 아르헨티나의 골 퍼레이드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아이슬란드는 선제골을 내주고도 흔들림이 없었다. 오히려 곧바로 추격에 나서 전반 23분, 알프레도 핀보가손이 동점골을 만들었고 승부는 이내 원점으로 되돌아 갔다.

후반에도 두 팀의 대결은 팽팽했다. 그러다 후반 18분 아르헨티나가 PK를 얻으면서 아이슬란드는 다시 한 번 위기를 맞게 됐지만 메시가 PK를 실축하는 흔치 않은 상황을 연출됐다. 결국 두 팀의 승부는 1-1로 마무리되면서 전세계가 아이슬란드의 선전에 찬사를 보냈다.

▲피파랭킹 1위 독일도 피하지 못한 '우승국 부진 징크스'


전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국가는 다음 월드컵에서 좋지 않은 성적을 거두게 된다는 징크스가 있다. 이번에는 피파랭킹 1위의 독일이 이 징크스의 희생양이 되면서 멕시코에게 패배하고 말았다.

18일 0시(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는 독일과 멕시코의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1차전 경기가 열렸다.

양 팀은 경기 초반부터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다. 독일이 뛰어난 점유율을 바탕으로 공격을 주도했다면 멕시코는 빠른 역습으로 반격에 나섰다. 두 팀은 점유율과 역습을 앞세우도 공방전을 이어갔고 시간이 흐를수록 독일이 점점 초조한 모습을 보였다. 결국 전반 35분 멕시코의 역습찬스에서 독일은 어빙 로사노에게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을 내주고 말았다. 이 골은 독일이 월드컵 첫 경기에서 32년 만에 허용한 선제 실점이었다.

다급해진 독일은 특유의 조직력을 앞세워 멕시코의 골문을 계속 위협했다. 하지만 멕시코가 자랑하는 세계적인 골키퍼인 기예르모 오초아에게 번번이 막히면서 답답한 흐름을 이어갔다. 결국 경기가 그대로 끝나면서 독일 역시 징크스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스위스만 만나면 작아지는 브라질


이번 월드컵에서 자존심 회복을 노리는 세계랭킹 2위의 브라질 역시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브라질은 18일(한국시간) 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의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러시아 월드컵 E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스위스와 한 골씩을 주고 받으면서 1-1로 비겼다.

양 팀은 1950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2-2로 비긴 데 이어 68년 만에 두 번째 월드컵 대결에서도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브라질은 좁은 공간에서 특유의 자로 잰 듯한 패스로 스위스의 문전을 쉼없이 위협했다. 하지만 세계랭킹 6위의 스위스는 만만치 않은 경기력을 선보이면서 견고한 수비를 바탕으로 브라질의 공격을 끈질지게 막아내 승점 1점을 획득했다.

▲이제는 대한민국 차례


이외에도 상대적으로 피파랭킹이 높은 국가들이 무기력한 모습을 많이 보였다. 이집트와 우루과이의 경기는 많은 전문가들이 우루과이의 압승을 예상했지만 이집트가 생각보다 막강한 경기력으로 우루과이를 몰아 붙였다. 비록 우루과이가 경기 종료 직전 가까스로 골을 넣으면서 이집트의 투혼이 빛이 바랬지만 경기력만큼은 이집트가 결코 뒤지지 않았다.

모로코와 이란의 경기 역시 피파랭킹이 높은 모로코의 승리를 예상하는 이가 많았지만 이란은 특유의 '늪 축구'를 선보이며 승리를 따내 이목을 끌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 중 가장 높은 관심을 받았던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경기는 많은 전문가들이 호날두의 원맨팀보다 스타선수가 즐비한 스페인의 승리를 점쳤다. 하지만 이 경기에서 호날두가 해트트릭을 몰아넣으면서 두 팀이 무승부를 기록, 축구 전문가들을 머쓱하게 만들었고 프랑스와 호주 경기에서도 프랑스가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같은 흐름때문에 국내 축구 팬들이 마음이 들뜨고 있다. 오늘(18일) 밤 9시(한국시간)에 피파랭킹 24위의 스웨덴과 피파랭킹 57위 대한민국이 니즈니 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조별리그 1차전 경기를 갖는다. 이 경기에서 상대적으로 전력이 낮게 평가되는 대한민국이 스웨덴을 꺾고 이변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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