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래의 전원생활 문답(5)
충주호를 끼고 있는 충청북도 충주시 살미면 용천리에는 옮겨 지은 전통한옥이 한채 있다. 원래 살미면 무릉리란 곳에 있었는데, 1983년 충주댐 건설 때 이전복원했다.
조선 숙종때 문장가였던 함월 최응성이 짓고 살던 집이라 ‘최응성 고택’ ‘함월 고택’이라 부른다.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87호 지정돼 있다.
전국의 유명 고택은 후손들이 지키고 있다. 종손이 대를 이어 살고 있는 집들도 많지만 이 집은 후손이 살지 않는다. 애초에는 함월 선생 후손이 살았지만 관리가 잘 안 됐고, 또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다 다른 사람에게 팔았다. 이때 현재의 주인 유후근 씨가 매입했다.
유 씨는 집이 매물로 나왔다는 얘기를 듣고 바로 달려와 계약을 했다. 사고 나서 주변서 눈독을 들이던 사람이 많았다는 것을 알았다. 남들이 좀 더 싸게 사려 흥정을 하는 사이 유 씨는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앞뒤 잴 것 없이 바로 샀다.
후손들도 많이 아쉬워했다. 사정상 팔 수 밖에 없었던 집이지만 멀리서 찾아와 안타까워하는 후손들에게 하룻밤 묵고 가게 해주었다. 옛 사진을 들고 와 추억을 더듬다 가는 후손도 있었다.
처음 집을 살 때는 별장으로 사용할 생각이었다. 근처에 월악산국립공원과 수안보온천이 있어 별장지로 괜찮은 입지다.
충주에 살며 사업을 하던 그는 야생화에 관심이 많아 야생화연구회 일과 분재동호회 활동을 오랫동안 했다. 집을 구입한 후 충주 시내와 이곳을 오가며 야생화로 조경했다. 집안 구석구석 희귀한 야생화들로 가득하다. 딸린 부지에는 비닐하우스도 짓고 야생화와 분재 농장을 꾸렸다.
그렇게 개인 별장으로 사용하던 중 충주시에서 일반인들에게 개방할 것을 권유해 왔다. 서울의 북촌이나 전주 한옥마을 등 전국적으로 한옥 바람이 불 때였다. 혼자 조용히 지낼 생각이었지만 시에서 적극적으로 권하는 바람에 2016년부터 ‘충주야생화와 고택나들이’(야생화고택)란 이름으로 개방해 한옥체험과 야생화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의 한옥스테이로도 지정받았다.
한옥스테이는 한국관광공사가 한옥 체험 숙박업소를 대상으로 친절성, 고객서비스, 시설 편의성, 안정성, 청결도, 전통 체험 프로그램 등을 심사해 인증하고 국내외 홍보와 인프라 개선 지원 등을 해 주는 제도다.
문화재로 지정돼 있어 시설보수나 유지관리 등은 시의 예산으로 한다. 한옥체험시설로 운영을 시작할 때도 정화조나 소방시설 등을 시에서 지원했다.
집 주인 유 씨의 가족들은 서울서 생활하고 혼자 충주시내 아파트에서 살며 이곳을 관리하고 있다. 힘에 부칠 때면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는다. 특히 야생화 동호회 회원이며 동생같이 지내는 김진경 씨의 도움을 많이 받는다. 시내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데 방문객들을 위한 음식 장만 등을 도와주고 있다. 시작할 때부터 농장의 야생화를 돌보고 체험객을 안내하는 것도 김진경 씨의 몫이다.
집은 매우 오밀조밀하게 지어졌다. 원래는 마당이 좀 더 넓고 안채와 사랑채, 행랑채 거리가 좀 더 떨어져 있었는데 옮겨 지으며 부지가 좁아 건물들이 가까이 붙게 됐다.
집의 앞쪽으로는 일(ㅡ)자형으로 행랑채가 길게 늘어서 있고 그 옆이 대문이다. 문을 들어서면 우물이 있는 안마당이 나온다. 앞쪽에 중부지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기역(ㄱ)자형 안채가 있다. 안채 가운데는 2칸의 넓은 대청이 있고 대청너머로 보이는 뒷마당은 한 폭의 그림이다. 대청을 중심으로 오른쪽에 안방과 윗방, 다른 쪽은 건넌방과 부엌, 고방이 있다.
대문 왼쪽은 서재가 있는 사랑채다. 사랑채는 정면 4칸에 측면 3칸으로 된 매우 오밀조밀한 실내구조가 특징이다. 미로처럼 방이 연결돼 있어 남자손님이 많았음을 짐작할 수 있다. 안채 뒤로는 기역(ㄱ)자형의 창고가 있고 그 뒤 담장을 사이에 두고 사당이 있다. 사당은 현재 집으로 개조해 사용하는데 외관은 예전 모습 그대로다.
안채와 사랑채 행랑채는 한옥체험을 오는 사람들이 숙박을 하는 방인데 모두 7개다.
대문을 나서면 바로 앞에 고택의 풍류를 느낄 수 있는 고풍스런 정자가 있다. 달을 품은 정자란 뜻의 ‘함월정(涵月亭)’인데 추사 김정희의 현판이 걸려있다. 작은 연못가로 야생화가 가득 피어있고 앵두가 한창 익고 있다.
한옥의 정취 속에서 야생화를 가꾸고 분재를 기르며 조용히 살고 싶어 매입한 집에서 주인은 본의 아니게 한옥체험과 야생화체험, 한옥스테이 등을 운영하며 바삐 살고 있다. 이왕 시작한 것 적극적으로 남들과 다르게 하고 싶어 고택의 엄숙한 이미지부터 없애려 노력 중이다.
누구나 편하게 다녀가고 묵어갈 수 있도록 일반 펜션처럼 손님들에게 바비큐 파티와 캠프파이어도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놓았다. 정원에 텐트를 치고 캠핑을 할 수도 있다. 아이들과 함께 와 마음껏 떠들고 뛰고 놀고 쉬다 가도 좋다며 주인이 오히려 권한다.
옛 선비의 정취를 흉내 내 신선놀음이나 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매입한 고택이었지만 지금은 한옥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찾아와 편히 쉬고 즐겁게 놀다가는 체험장으로 변했다. 매일 시끌벅적하다.
집은 사람이 편하고 즐겁게 살 때 가치가 있다는 것이 집주인의 생각이다. 선대의 유물이고 문화재라면 보존할 의무도 함께 있지만…
* 전원생활 문답
[문] 문화재로 지정된 고택도 매매를 할 수 있나요?
[답] 개인 소유인 전통 한옥이나 고택 등도 가치가 있는 경우는 문화재로 지정됩니다. 이렇게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집은 소유자 개인재산으로 본인 의지에 따라 매매를 할 수 있습니다.
[문] 오래된 전통한옥을 매입한 후 해체해 옮겨 지을 수도 있나요?
[답] 전통가옥의 예스러움을 살리기 위해 오래된 집을 매입한 후 옮겨서 짓는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하지만 쉽지는 않고 비용도 만만치 않게 듭니다. 오래된 집들은 목재가 상한 것들이 많고 또 해체할 때 훼손되는 것들도 많습니다. 자재부터 보수를 많이 해야 하고 부분적으로는 새로운 자재로 대체를 해야 합니다. 옛집은 층고가 낮고 방이 좁기 때문에 생활을 위해 내부도 바꾸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단열에 문제가 있어 벽이나 창 등을 많이 보완을 하게 됩니다. 주방과 화장실 등도 새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비용이 생각보다 많이 듭니다.
[문] 집을 그대로 뜯어 예전 모양 그대로 옮겨 지을 때는 건축허가나 신고가 필요 없나요?
[답] 건축신고나 허가는 새로 집을 짓는 것과 똑 같이 해야 합니다. 구조나 단열 등 현행 건축법의 기준에 따라야 하기 때문에 추가 보완해야 하는 자재 등이 많아질 수 있습니다.
글=김경래 OK시골 대표
정리=집코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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