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블록체인 분야로 몰리는 中 해외유학파

입력 2018-06-17 19:05
中 정부 육성에 일자리·연봉↑
금융업 이어 두 번째로 선택


[ 베이징=강동균 기자 ] 해외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중국 젊은이(하이구이·海歸)들이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첨단산업에 몰리고 있다. 중국 정부가 이들 분야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하면서 일자리와 연봉이 크게 늘어난 결과다.

17일 전 세계 비즈니스인맥 사이트인 링크트인이 내놓은 ‘중국 하이구이 인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5년간 해외에서 중국으로 돌아온 하이구이가 지속적으로 늘어 작년 말 기준 265만1100명에 달했다. 지난해 54만4000명이 해외 유학을 떠났고, 43만2500명이 유학 후 귀국했다. 80% 가까이가 유학을 마치고 중국 본토로 돌아온 셈이다.

2013년 하이구이의 79.7%를 차지했던 20~29세 비중은 지난해 52.2%로 줄었다. 반면 업무 경력을 갖춘 30~40세 하이구이 비중은 같은 기간 16.5%에서 30.6%로 두 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30~40세 하이구이는 해외에서의 경험이 비교적 풍부해 귀국 후 고위직과 높은 연봉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해 하이구이가 가장 많이 몰린 업종은 금융업(20%)으로 전년과 비중이 비슷했다. AI, 블록체인, 빅데이터, 클라우드컴퓨팅 등 하이테크산업이 13.1%로 뒤를 이었다. 전년보다 비중이 두 배 이상 늘었다. 이어 제조업(11.5%), 기업서비스(11.3%), 교육(9.2%), 소비(6.4%), 엔터테인먼트(5%) 순이었다.

하이구이가 정착한 도시는 상하이가 1위, 베이징이 2위로 이전과 같았지만 비중은 전년보다 각각 5%포인트, 3%포인트가량 하락했다. 대신 항저우 청두 등 ‘신(新)대도시’에 자리 잡은 하이구이가 늘었다.

전문가들은 AI와 블록체인 분야에서 일하는 하이구이가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정부가 이들 분야를 국가전략산업으로 정하면서 기업의 인력 수요가 커지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 쓸 수 있는 인재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중국 정보기술(IT) 기업 텐센트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으로 중국 내 AI 전문가 수요는 100만~500만 명에 이르지만 AI 전문가는 5만 명에 불과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