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위험·중수익 'ELS 대체재'라더니…하루 거래대금 1억3600만원
[ 나수지 기자 ] 지난해 3월 첫선을 보인 손실제한형 상장지수증권(ETN)이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상품 구조가 복잡해 개인투자자들이 이해하기 힘든 데다 투자 시점에 따라 최대 수익폭과 손실폭이 달라지는 상품 구조의 문제 때문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손실제한형 ETN이 출시된 지난해 3월 이후 지난 15일까지 이 상품의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1억3600만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ETN 시장 전체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522억원이었다. 손실제한형 ETN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거의 받지 못했다는 얘기다.
손실제한형 ETN은 최대 손실폭을 일정 수준으로 막아두고 선물이나 옵션 등을 활용해 다양한 방식으로 수익을 낼 수 있게 구조화한 상품이다. 2016년 홍콩 H지수 급락으로 손해를 본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가 늘자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가 도입한 상품이다. 중위험·중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을 ETN 시장으로 유도해 ELS 쏠림현상을 막겠다는 의도에서였다.
도입 1년이 지났지만 손실제한형 ETN의 성과는 초라하다. 상품 구조가 복잡해 투자자들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게 첫 번째 이유로 꼽힌다. 한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는 “ELS가 흥행한 건 일정 수준으로 지수가 떨어지지 않으면 약속한 수익률을 준다는 식의 간단한 설명이 가능했기 때문”이라며 “반면 손실제한형 ETN은 상품 설계방식에 따라 수익과 손실폭이 제각각이어서 개인 투자자들에게 권해도 이해하기 어려워한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 ETN담당 팀장은 “기대 수익과 손실폭이 계속 달라지는 상품 자체의 특징 때문에 애초 목적처럼 중위험·중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기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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