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에 100억대 미술관 건립… "주민·고객과 문화 소통"

입력 2018-06-17 18:50
박해룡 고려제약 회장의 아트 경영

'그림 그리는 CEO'의 통큰 결단
개인재산으로 문화 허브 조성
"미술에서 경영의 가치 깨달아"

여주대학교 인근 1만㎡ 부지에
30일 착공해 내년 초 개관 예정


[ 김경갑 기자 ] 어린 시절 꼬챙이나 손가락으로 땅바닥에 마음 가는 대로 서울 인왕산과 인근 계곡을 그렸다. 열여섯 나이에 경동고 미술반에서 김진명 화백(1916~2011)을 만나면서 그림에 소질이 있다는 걸 어렴풋이 느꼈다. 모두가 찢어지게 가난했던 시절이라 김 화백의 미대 진학 권유에도 불구하고 성균관대 약대를 택했다. 졸업 후 종근당에 입사해 25년가량을 월급쟁이로 일하다 1982년 독립해 제약회사를 차렸다. 어느 정도 회사가 자리를 잡자 어린 시절 못다한 그림 그리는 일에 틈나는 대로 매달렸다. 미국 유럽 등을 여행하며 50년간 미술품도 사모았다. 화가이자 컬렉터인 박해룡 고려제약 회장(83·사진) 이야기다.

‘그림 그리는 최고경영자’로 유명한 박 회장이 큰일을 벌이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달 30일 경기 여주시에서 ‘여주미술관’ 건축 허가를 받아 오는 30일 공식 착공한다. 여주대 인근 점봉동 430의 37 일대 1만㎡ 부지에 들어설 미술관은 지상 1층 두 개 동과 2층 한 개 동, 연면적 1000㎡의 규모로 총사업비 100억원을 투입한다. 건립 예산으로는 그동안 모은 자신의 재산을 댄다.

6개월여의 공사를 거쳐 내년 초 공식 개관할 예정이다. 미술관은 소장 작품에 최적화한 외국 미술품 전시관, 특별 전시관, 조각 공원, 어린이 미술 교실, 문화 예술 세미나실, 카페 등으로 꾸며진다. 박 회장은 “미술관은 그 자체로 하나의 작품이자 지역, 도시, 나아가 국가의 문화적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라며 “예술과 인간을 매개하는 공간으로 꾸밀 것”이라고 말했다.


종근당 상무이사, 한국 메디카와 한국 롱프랑제약 대표이사를 거쳐 고려제약 대표이사 회장을 맡고 있는 박 회장은 2005년 회사 경영을 아들 박상훈 사장에게 넘겨주고 그림과 미술품 수집 작업을 병행했다. 박 회장은 미술관 건립 이유에 대해 “월급쟁이, 경영인, 화가, 미술관 운영으로 이어지는 사모작 인생은 경영학적 테크닉과 예술의 상상력을 극대화해 삶과 예술을 일치시키는 조화로운 세계로 도전하는 것”이라며 “지역민과 문화적 체험을 공유하며 공덕을 쌓고 싶다”고 했다.

미술과 경영의 조화를 꾀했던 박 회장이 주변 사람들에게 여주에 미술관이 없다는 얘기를 들은 건 2013년이다. 오래전부터 문화 역량이 큰 도시임에도 인근 양평, 용인, 이천에 비해 미술관이 없는 점을 안타깝게 여겼다. 박 회장은 여러 방법을 고민하다 직접 미술관을 짓기로 했다.

“기존 미술관과는 다른 ‘아트 셰어링(예술공유)’을 지향하면서 시민 눈높이에 맞춘 개성 넘치는 작품을 전시해 신선한 재미와 볼거리를 제공할 생각입니다.”

박 회장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새벽 4시에 일어나 아침 7시30분까지는 그림 작업을 한다. 그는 “미술에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영의 가치를 배웠기 때문”이라고 한다. 매사에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업무에 임하게 됐으며 경영에 대한 관점도 넓어졌다. “기업 경영은 다양한 아이디어와 지식을 융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과정의 연속이죠. 잘 짜인 구도의 그림을 그리는 것과 같아요.”

그는 “21세기 기업인은 문화를 전도하는 최고경영자가 돼야 한다”며 “물질적 허기만 채워줄 게 아니라 눈도 즐겁게 하고 취미도 업그레이드해주는 아트 전략으로 고객에게 다가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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