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의 교보증권 인수설을 둘러싸고 양사간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우리은행은 인수를 검토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지만 교보증권은 우리은행의 의사 타진이 있었다며 접촉을 인정하는 모양새다.
교보증권은 12일 공시를 통해 "최대주주인 교보생명보험에 문의한 바 지분의 지속 보유, 합작회사 추진 또는 지분 매각 등 교보증권의 발전 방안으로 고려 가능한 사항 전반에 대해 통상적인 수준에서 검토중에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전날 우리은행이 교보증권을 인수한다는 보도에 대한 답변이다.
교보증권의 최대주주인 교보생명도 우리은행의 인수 의사 타진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교보증권 인수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이야기가 진행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반면 우리은행은 인수설을 부인했다. 논의한 적도 없다는 항변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교보증권과 인수를 논의한 적이 없다"며 "왜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모펀드를 끼고 간접 인수에 나선다는 말도 있는데 그럴 이유가 없다"며 "만약 증권사를 인수한다면 직접 인수 방식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주사 전환으로 여유가 생기는 자금을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의 인수합병(M&A)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3000억원대 몸값이 예상되는 교보증권은 인수에 적절한 대상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시장 일각에선 우리은행과 교보생명이 인수가격을 놓고 눈치 게임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특히 우리은행 입장에서는 인수설이 부각되며 교보증권의 몸값이 오르는 것이 달갑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날 우리은행 인수설이 터진 후 교보증권 주가는 전날 대비 6.45%(700원) 오른 1만15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4158억원으로 하루만에 250억 넘게 불었다.
반대로 교보증권은 지주사 전환과 함께 M&A계의 큰 손으로 떠오른 우리은행을 이용, 몸값을 올리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우리은행은 매물의 인수 의지와 실탄이 모두 충분한 만큼 인수합병시장에서 당분간 빠지지 않고 거론될 것"이라며 "교보증권이 몸값을 높여 보려는 의도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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