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로 유럽·동남아 떠난다면 미리 '홍역' 백신 맞아야

입력 2018-06-11 15:35


지구촌이 홍역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겨울 유럽지역에서 유행한 홍역이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이 지역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홍역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홍역은 급성 발진성 바이러스 질환이다. 홍역바이러스는 비말이나 공기를 통해 전파되는데 전파력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보다 최대 18배, 독감보다 6~8배 높다. 일상생활에서 작은 접촉만으로도 홍역에 걸릴 위험이 있다.

국내 홍역 백신 접종률은 세계 최고 수준인 98% 이상이다. 자생적으로 홍역이 유행할 가능성은 낮다. 이 때문에 국내 홍역환자는 대부분 해외에서 감염되거나 외국인 관광객을 통해 감염된다.

홍역에 걸리면 10일 정도 잠복기를 거친 뒤 고열, 기침, 콧물 등의 증상과 발진이 생긴다. 발진은 목덜미와 귀 뒤쪽부터 시작해 몸통, 팔다리 전신으로 퍼져 4일 이상 지속된다. 발진이 생기기 4일 전부터 발진 생긴 뒤 4일까지 다른 사람에게 옮길 위험이 있다.

홍역은 안정을 취하고 수분을 충분히 공급하고 해열제를 복용하면 대부분 회복된다. 그러나 일부 환자는 중이염, 폐렴, 뇌염 등 합병증이 생기기도 한다. 국내서는 생후 12~15개월 사이와 만 4~6세에 한번씩 홍역, 볼거리(유행성이하선염), 풍진 혼합백신인 MMR 접종을 권장한다. 항체가 없는 성인도 한 번 접종하는 것이 권장된다. 접종을 한 뒤에는 95% 이상 항체가 생기도 면역력이 평생 지속된다.

송준영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홍역은 면역이 없는 접촉자의 90%가 감염될 만큼 전염력이 강하지만 백신접종으로 충분히 예방 가능한 질환"이라며 "대규모 유행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백신 미접종자에게서 감염이나 전파 가능성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유럽 대부분 국가에서 홍역이 유행하고 있다. 이탈리아, 루마니아, 그리스, 세르비아, 프랑스 등에서 환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중국, 인도,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도 마찬가지다. 대만과 일본은 해외유입으로 인한 홍역이 유행하고 있다.

국내서도 해외유입 감염 환자가 산발적으로 발생했다. 서울, 경기도에서 홍역 확진환자가 발생했는데 이들이 감염된 바이러스는 모두 국내 토착형이 아닌 해외유입형(D8형)으로 확인됐다.

송 교수는 "과거 홍역을 앓은 적이 없는 1968년 이후 출생자는 홍역에 대한 면역이 없을 가능성이 높아 백신 접종력이 없다면 적어도 1회 백신접종을 받아야 한다"며 "특히 홍역 유행 국가로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출국 전 최소 4주 간격으로 2회 접종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감염자 대부분이 외국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유럽과 동남아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백신접종이력을 확인해봐야 한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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