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 태양광이 블루오션?… 경제성 확보가 관건

입력 2018-06-10 20:04
국내 최대 수상 태양광발전소, 군산 비응도 가보니…

완공 땐 18만㎾ 이상 생산
육상 태양광에 비해
민원 적고 환경파괴 덜해

너도나도 앞다퉈 진출
보조금 노린 업체 난립 우려

시설 설치·유지비 높아
발전효율 등 경제성도 의문


[ 성수영 기자 ]
지난 5일 찾은 전북 군산 국가산업단지 내 비응도 유수지. 5만2000여 장에 달하는 태양광 패널이 37만2182㎥ 규모 유수지 수면의 60%를 뒤덮고 있었다. 물 위에 끝없이 펼쳐진 패널이 장관을 연출했다. 수면에서 철제 부유물 위를 오가며 마무리 작업을 하는 인부들이 눈에 띄었다.

발전소는 다음달 초 완공될 예정이다. 발전량은 총 18만2000㎾로 완공되면 국내 수상 태양광발전소 중 최대 규모다. LS산전과 군산지역 기업들이 결성한 피엔디솔라 컨소시엄이 군산시가 소유한 유수지 수면을 임차하고, 남동발전이 발전설비를 건설해 관리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조천환 남동발전 태양광개발부장은 “향후 10년 내 건설에 든 비용 431억원을 회수하고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각광받는 수상 태양광

태양광발전은 설치면적당 발전단가가 낮아 수익을 내려면 대규모 부지를 확보해야 한다. 저렴한 땅을 찾던 태양광 사업자들은 산지를 매입해 나무를 잘라내고 태양광 패널을 설치했다. 환경 보호를 위해 태양광발전을 장려했는데 환경이 파괴되는 역설이 발생한 것이다. 지방의 저렴한 땅을 매입해 대규모로 태양광 패널을 설치했다가 주민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히는 사례도 속출했다.

수상 태양광발전은 이 같은 문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저수지 등을 소유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 또는 농어촌공사 등과 협의해 ‘수면 임대료’를 내면 대규모로 태양광 패널을 설치할 부지를 확보할 수 있다. 단점은 있다. 물 위에 태양광을 설치하는 데는 육상 태양광 설치비의 30%가 추가로 든다. 육상 태양광 패널에서 납 등 유해성분을 제거하고 패널을 물에 띄우기 위한 부력체를 구입하는 비용이다.

군산 비응도 유수지는 대규모 수상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하기에 최적의 입지라는 평가다. 우선 산단 안에 있어 주민 민원이 생길 소지가 없다. 빗물을 저장해 바다로 내보내는 유수지 특성상 수위를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어 수위 변동폭이 2~3m에 불과하다. 정부는 이 같은 상징성을 감안해 다음달 초 완공에 맞춰 군산 산단 내에서 ‘재생에너지 3020 선포식’을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증 채 안 됐는데 난립 우려도

이번 수상 태양광발전소 완공으로 전국 지자체를 비롯한 각 정부기관이 추진하는 대규모 수상 태양광발전소 건설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농어촌공사는 전국 저수지 18곳에서 1만7000㎾의 수상 태양광 설비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 충남 당진 석문호(10만㎾)와 대호호(10만㎾), 전남 고흥호(8만㎾) 등 담수호 세 곳에 총 28만㎾ 규모의 수상 태양광 설비를 설치할 예정이다. 해양수산부도 항만 내 공유수면을 활용해 태양광발전소를 짓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남동발전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산지 태양광 보조금이 대폭 삭감되면서 ‘블루오션’인 수상 태양광 사업 인기가 더 높아졌다”며 “보조금을 노린 사업체들이 수상 태양광으로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대규모 수상 태양광발전소의 안정성이 아직 명확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세계적으로 1000㎾급 이상 수상 태양광발전소가 상용화되기 시작한 시기는 2014~2015년이다. 장기적으로 수중 생태계나 주위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엔 시간이 부족했다는 얘기다. 태양광 패널이 장시간 태풍 등 가혹한 환경에 노출되면 금속 성분이 물에 녹아 수질오염을 초래할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경제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많다. 육상 태양광보다 변수가 많고 유지 보수하려면 수시로 물 위를 오가야 하는 탓에 수상 태양광의 1000㎾당 연간 운영비는 육상 태양광(3000만원)에 비해 50% 높다. 냉각 효과 덕에 육상 태양광보다 발전효율이 높을 것이라는 예상이 있지만 이 역시 실증 데이터가 부족하다. 남동발전이 먼저 수상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해 운영 중인 한국수자원공사에 발전량 데이터를 요청했지만 ‘영업 비밀’이라며 거절당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간에 운영상 시행착오 등이 생겨 예상보다 발전량 데이터가 낮게 나왔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해석했다.

군산=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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