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 Estate] "새 아파트 갈아타자"… 로또아파트 천국 영등포

입력 2018-06-10 15:58
주변 시세 보다 낮은 분양가
입주물량 넘쳐도 집값 상승세


[ 김하나/이소은 기자 ]
서울 영등포구에서 분양된 아파트들이 잇달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시세보다 낮은 가격인 데다 입지도 역세권이다보니 실수요자가 몰리고 있어서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흥토건이 영등포기계상가 재개발로 공급한 ‘영등포 중흥S-클래스’는 계약이 거의 마무리됐다. 지난달 진행된 청약에서 일반분양 99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총 2439개의 청약통장이 몰려 평균 24.6 대 1 경쟁률로 1순위 마감을 기록한 단지다. 회사 관계자는 “정당 계약기간 동안 계약률이 약 90%여서 예비당첨자까지 계약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단지는 서울지하철 5호선 양평역이 도보 약 5분 거리인 역세권 단지다. 전용 55㎡ 타입과 전용 84㎡B 타입은 집 한 채로 실거주와 임대소득까지 얻을 수 있는 ‘부분임대’ 특화설계가 적용된 점도 눈길을 끌었다. 무엇보다 실수요자를 자극한 건 분양가였다. 전용 59㎡는 5억5000만원대, 84㎡는 7억5000만원 안팎으로 책정됐다. 주변 단지 시세보다 3억~4억원 낮은, 이른바 로또 아파트다.

◆영등포, 입주물량 많았지만 시세 오름세

영등포구는 지난해 최근 10년 사이에 가장 많은 입주물량이 몰렸다. 입주 충격을 걱정했지만, 오히려 수요자들이 새 아파트를 선호하면서 아파트값 전체를 들어올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영등포구 입주물량은 3141가구였다. ‘아크로타워스퀘어(1221가구)’를 비롯해 ‘당산역 롯데캐슬프레스티지(198가구)’, ‘래미안 에스티움(1777가구)’, 문‘래역 모아미래도(222가구)’등이 줄줄이 입주했다. 주변에 신규 공급도 많았다. 영등포와 인접한 행정구역인 양천구와 구로구에서다. 구로구에서는 지난해 3714가구, 양천구에서는 4542가구가 공급되면서 최근 10년 이내 아파트 공급 최대치를 찍었다.

공급이 넘쳤지만, 가격은 떨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아파트 매매가가 무섭게 급등했다. 최근 1년 동안 영등포구 일원에서 아파트 매매가는 평균 2억1000만원가량 상승했다. 이 같은 상승세는 새 아파트가 주도했다. 영등포구는 노후된 단지가 많다보니 새 아파트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여기에 신규 공급되는 아파트들의 분양가가 낮은 점도 한몫했다. 영등포 중흥S-클래스 주변의 대표적인 단지로 ‘영등포 아크로타워스퀘어’가 있다. 이 아파트는 전용 84㎡ 기준으로 분양가가 6억8400만원정도였지만, 올해 4월에 거래된 매매가가 11억원이었다. ‘문래역 모아미래도’는 5억6600만원에 분양된 아파트였지만, 7억8000만원으로 2억1400만원이 뛰었다.

◆분양가, 시세대비 2억~3억원 낮아

영등포에서 신길뉴타운은 조성이 마무리되면서 신규 분양에 관심이 더욱 쏠리는 곳이다. 보통 뉴타운은 조성 초기와 후기의 가격이 차이가 나는 편이다. 후반기에는 뉴타운 조성이 완료되면서 인프라가 갖춰져 수요자들이 선호하게 되지만, 동시에 분양가가 시세와 비슷하게 올라선다. 이 때문에 예전에는 뉴타운에서 미분양이 우려되기도 했다. 그러나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분양보증 승인을 받다 보니 분양가를 과도하게 올리지 못하게 됐다. 실수요자들이 더욱 매력을 느끼는 이유다.

신길뉴타운에 조성된 ‘래미안 에스티움’은 전용 84㎡가 최근 9억7000만원에 실거래됐다. 인근 A공인 관계자는 “전용 84㎡ 호가는 두 달 전까지만 해도 10억원 수준이었으나 지금은 10억8000만원까지 올라있다”고 설명했다. 3.3㎡당 가격이 3000만원을 넘었다는 얘기다.

지난해 11월 분양된 ‘힐스테이트 클래시안’ 또한 3.3㎡당 3000만원을 넘겼다. 이 단지는 등기 때까지 전매가 금지돼 분양권 거래는 없지만, 최근 입주권 실거래 가격이 공개됐다. 국토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이 단지 전용 59㎡ 15층 가구 조합원 입주권이 지난달 7억6180만원에 실거래됐다. 일반분양가는 전용 84㎡ 기준 6억8880만~7억2990만원 수준이었다.

여기에 또 하나의 로또 아파트가 분양된다. 시세보다 2억~3억원가량 낮은 가격에 공급된다. GS건설이 신길8구역을 재개발하는 ‘신길파크자이’로 3.3㎡당 평균분양가가 1933만원이다. 지난 8일 모델하우스를 개관하고 분양을 시작했다. 단지로 총 641가구 중 전용면적 59~111㎡의 253가구가 일반분으로 공급된다. 평균 분양가는 59㎡형은 4억8000만~5억2000만원대이며, 84㎡형은 7억2000만원대다. 111㎡형은 8억2000만원대로 책정됐다. 12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14일은 당해, 15일은 기타지역 1순위 청약을 진행한다. 이종갑 GS건설 신길파크자이 분양소장은 “신길뉴타운에서 선보이는 GS건설의 마지막 자이 브랜드 아파트인 만큼 특화된 단지 구성과 설계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신길뉴타운에는 신길자이(198가구), 신길센트럴자이(1008가구)에 이어 신길파크자이가 들어서면서 2000여 가구의 ‘자이 타운’이 조성될 예정이다.

김하나 /이소은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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