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제약사 부광약품이 개방형 혁신(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신약개발사로의 변모를 꾀하고 있다. 안정적인 제약사업을 기반으로 연구개발을 지속해 기업가치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8일 부광약품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달 화학에너지 전문기업인 OCI와 제약·바이오 합작사를 설립키로 했다. 50대 50으로 다음달 합작사를 세워 신약후보물질 발굴과 개발, 유망 바이오벤처 투자 등 제약·바이오 분야에서의 성장 기회를 모색할 방침이다. 양사는 매년 100억원 이상을 공동 투자키로 하는 등 강한 육성 의지도 내비쳤다.
부광약품의 모태는 김동연 회장이 1960년 세운 부광상사다. 1973년 부광약품으로 이름을 바꾸고 전문경영인 체제를 유지해오다, 2013년 아들인 김상훈 사장의 대표이사 취임 이후 오픈이노베이션에 시동을 걸었다.
2013년 11월 부광약품은 미국 멜리어의 당뇨병치료제 후보물질 ‘MLR-1023’을 도입한 데 이어, 2014년 덴마크 콘테라파마 인수, 2016년 덴마크 솔루랄파마의 전립선암 치료제를 들여오는 등 점차 신약개발의 속도를 높였다. 에이치엘비의 자회사 LSK바이오파마가 개발 중인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의 한국 판권과 일본 및 유럽에 대한 일부 지분도 보유 중이다. 부광약품은 간암에 대해 리보세라닙의 한국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당뇨병치료제는 미국과 한국에서 임상 2b상 중이고, 콘테라파마의 파킨슨병치료제 레보도파에 의한 이상운동증 치료제는 올 하반기 2b상, 전립선암 치료제는 내년 임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바이오벤처 투자에서도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 캐나다 TVM캐피탈의 제약·바이오 펀드 투자로 올해까지 109억원을 벌었고, 코스닥 상장사 아이진에는 28억원을 투자해 100억원을 회수했다. 이밖에 관계사 안트로젠 지분 20%, 나스닥 상장사 에이서 테라퓨틱스 지분 7.3%를 보유 중이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그동안 비용 효율적인 투자와 연구개발로 성과를 내는 비즈니스 툴의 토대가 마련됐다”며 “매년 매출의 20% 이상을 투자해 빠른 시일 내에 기업가치를 10배 이상 키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해 단독대표로 취임한 유희원 대표는 지난 7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2018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에 참석해 국내외 제약·바이오 기업들과 만나 협력을 모색하는 등 오픈이노베이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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