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의 일본경제 워치] 다들 손떼는 디젤차, 계속 개발하겠다는 마쓰다

입력 2018-06-07 10:22
수정 2018-06-07 10:39

독일 폭스바겐의 ‘디젤 스캔들’ 이후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디젤 차량 퇴출이 눈에 띄게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향후 미래차 분야에서 디젤 차량이 언급되는 경우는 찾아볼 수 없는데요.

그런데 일본의 한 자동차 제조사가 디젤 차량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혀 눈길을 끕니다. 경쟁자들이 속속 철수할 때 관련 분야 기술을 발전시켜 ‘무주공산(無主空山)’격이 되는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계획입니다. 과연 생각처럼 향후 시장에서 디젤차가 수요를 유지할 수 있을까요.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자동차 업체 마쓰다 고위 관계자가 “디젤엔진 기술은 마쓰다의 강점인 만큼 관련 사업을 종료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디젤 차량 개발을 계속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입니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디젤 차량의 축소 및 철수 방침을 속속 내놓는 가운데, 친환경 기술을 보완하는 기술로 승부를 보겠다는 입장을 재확인 한 것입니다.

영국과 프랑스, 중국 등에서는 환경보호 차원에서 디젤 차량의 판매 규제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주요 자동차업체들은 디젤차에서 손을 떼고 있습니다. 도요타자동차는 유럽에서 판매하는 차량엔 디젤 엔진을 탑재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닛산자동차와 스바루, 스웨덴 볼보자동차도 차세대 디젤엔진 개발을 취소할 방침입니다.


하지만 마쓰다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처럼 무거운 차량일수록 디젤엔진이 장점을 발휘할 여지가 많다”며 디젤 차량을 계속 개발하겠다는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마쓰다는 자사의 디젤엔진의 경우, 유해물질을 후처리하는 장치가 필요 없는 것이 특징인 만큼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디젤차 특유의 높은 연비효율도 포기하기 힘든 요인이라고 합니다. 전기차(EV) 등으로의 전환이 피할 수 없는 시대조류긴 하지만 아직은 디젤 차량 시장성이 있다고 본 것입니다.

앞서 마쓰다는 2017년 8 월에 기술 개발의 장기 비전을 발표했습니다. 기업 평균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10년 대비 50% 감축하는 목표를 내걸었는데요. 엔진성능 개선 등으로 이 같은 과제를 수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올 봄에 유럽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폭스바겐과 아우디 등이 차세대 디젤엔진 기술을 보고하는 등 유럽 업체들이 디젤 차량 완전히 포기하지 않은 점도 마쓰다가 디젤 차량 계속 개발하는 이유로 지목됩니다.

마쓰다의 시도가 시대 흐름을 거슬러 올라가는 ‘옹고집’일지, 아니면 일견 엉뚱해 보이는 ‘역발상’이 새로운 틈새시장을 장악하는 계기가 될지 결과가 궁금해집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