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시대…TV에 최적화 '가로형 광고' 불문율 깨져
모바일 광고시장 2兆 넘자
가그린 등 광고 세로형 등장
"신선하다" 조회 수 급증
기존 광고 '기승전결' 버려
5초내 승부…배경음 없어
자막·메시지 곧바로 노출
[ 이유정 기자 ]
구강청결제 가그린을 생산하는 동아제약은 올해 초 페이스북에 배우 박보영 씨를 모델로 한 동영상 광고를 올렸다. 광고 모델, 이벤트 조건 등은 TV광고를 편집해 올린 기존 동영상과 같았다. 다만 모바일 기기로 동영상을 주로 보는 소비자를 겨냥해 최대한 자막을 많이 넣고 세로보기에 적합하게 포맷을 바꿨다. 소비자 반응은 놀라울 정도로 달랐다. 조회 수는 기존 광고보다 6배 많은 360만 건, 댓글도 1000건 이상 달리며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수십 년간 광고시장의 ‘큰손’은 TV였다. 하지만 모바일 광고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가로보기, 핵심 메시지의 광고 후반부 배치 등 광고업계에선 ‘불문율’로 여겨지던 공식이 깨지고 있다.
대표적인 변화가 ‘세로형 동영상 광고’의 등장이다. 동영상 광고는 텔레비전, PC모니터 화면에 맞춰 4 대 3 또는 16 대 9 비율의 가로 형태가 일반적이었다. 최근 1년 새 크게 늘어난 세로형 광고는 소비자가 모바일로 자연스럽게 광고를 소비할 수 있도록 한다. 위와 아래의 공백이 없어 몰입도가 높다는 장점도 있다.
한국GM의 쉐보레 ‘더 뉴 스파크’ 사전계약 프로모션을 비롯해 이니스프리 ‘한란 크림’, 신한은행의 모바일뱅킹 플랫폼 ‘신한 쏠’ 홍보영상 등 올해 출시된 동영상 광고들이 이런 세로형 포맷을 사용했다.
강신일 제일기획 인터렉티브미디어Q 팀장은 “세로형 동영상 광고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의 일반 콘텐츠와 비슷하게 인식되는 효과가 있다”며 “인스타그램 포맷에 맞춘 1 대 1 비율의 정사각형 광고가 등장하는 등 특정 SNS에 최적화한 형태의 광고가 잇따라 생겨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모바일 광고가 불러온 또 다른 변화는 친절한 자막, 메시지의 전반부 배치 등이다. 모바일 이용자들은 음소거 상태에서 광고를 접할 때가 많다. 기존 동영상 광고가 귀를 자극하는 BGM(배경음악), 내레이션 등 청각적 요소로 소비자의 마음을 열었다면 이젠 자막으로 관심을 끌 필요가 커졌다. 가그린과 더 뉴 스파크 모두 모델의 멘트와 프로모션 내용을 자막 등 시각적 요소로 강조했다.
모바일 사용자들은 콘텐츠 집중 시간이 5초 안팎이다. 기존 동영상 광고가 사용했던 ‘전반부에서 호기심을 유발하고 후반부에 핵심 정보를 보여주는 기승전결식 스토리 구조’로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어려워졌다.
나이키코리아는 지난해 9월 골프웨어 에어로로프트의 온라인 광고를 하면서 ‘골프와 일상의 경계를 허물다’라는 핵심 메시지를 도입부에 배치했다. 기존 TV광고에선 맨 마지막에 내보내던 메시지를 과감하게 초반에 노출해 목표 대비 20% 높은 광고효과를 본 것으로 나이키는 분석했다.
제일기획에 따르면 지난해 모바일광고 시장 규모는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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