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에 강한 신문 한경 JOB] LS전선 "칼퇴근 위해 PC오프"… 알지피 "지옥철 피해 늦게 출근"

입력 2018-06-04 18:37
수정 2018-06-05 18:37
한경 '워라밸 잡콘서트'

LS전선, 주 52시간 앞두고
오후 5시30분 정시 퇴근

알지피 "일할 때도 행복하게"
근무 시간에도 마사지 이용 허용
금요일엔 오후 5시 조기퇴근


[ 공태윤 기자 ]
“LS전선의 워라밸 표어는 ‘열심히 일한 당신, 퇴근하라’입니다.”

이동형 LS전선 인사과장이 자사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정책에 대해 이야기하자 대학생들은 ‘와~’하는 감탄사를 연발했다. 요기요·배달통 등의 앱(응용프로그램)을 서비스하는 알지피코리아의 원미영 인재문화본부 탤런트팀장은 취업준비생을 위한 조언을 들려줬다. “게임에도 룰이 있듯, 취업시장에도 룰이 있어요. 불합격이라는 불안함을 견디는 것입니다. 주위 친구가 좋은 직장에 입사한 것은 그 친구의 인생입니다. 자신을 믿고 자신의 인생을 사셔야 합니다.” 객석에선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지난달 25일 서울 흑석동 중앙대에서 열린 한경 ‘워라밸 잡콘서트’에서다. LS전선과 알지피코리아의 인사담당자들은 자사의 워라밸정책뿐 아니라 입사와 취업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김채은 씨(중앙대2)는 “LS전선, 알지피코리아의 기업문화와 어떻게 입사해야 하는지 알 수 있게 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LS전선의 ‘행수저’를 아시나요?

이 과장은 “LS전선은 매주 수요일을 ‘행수저(행복한 수요일 저녁)의 날’로 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주 수요일 오후 5시30분이 되면 직원 가족들의 목소리를 음성에 담아 퇴근을 독려한다는 것이다. 오는 7월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을 앞두고 LS전선은 오전 8시30분 출근, 오후 5시30분 퇴근을 시행 중이다. “실제 시행 한 달 만에 전 직원의 80% 이상이 정시에 퇴근하게 됐다”고 이 과장은 말했다. 정시퇴근을 정착시키기 위해 7월부터는 오후 5시30분에 컴퓨터가 꺼지는 ‘PC오프’도 시행할 예정이다.

제조업 기반의 LS전선이 빠르게 워라밸정책을 시행하게 된 배경에는 구자엽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있었다. 구 회장은 지난 3월 임직원에게 보낸 편지에서 “모든 구성원이 행복하고 일하고 싶은 회사로 키우고 싶다”며 “일할 땐 몰입해서 성과를 만들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저녁이 있는 삶을 누리자”고 제안했다. 이후 사내 ‘워라밸 태스크포스(TF)팀’이 조직돼 △정시 집중근무제 정착 △워크다이어트 △업무방식의 효율화 △건강한 조직 만들기 △휴가를 통한 활력충전 등 다섯 가지 목표를 추진 중이다. 오전(9~11시), 오후(3~5시) 두 차례 집중근무시간을 정하고, 불필요한 회의·보고서를 줄여 본질에 집중키로 했다. 지난해부터는 연월차 휴가를 상사 눈치 보지 않고 사용할 수 있도록 제도화했다. 이 과장은 “5월 샌드위치데이(5월21일)에는 많은 직원이 상사의 눈치 안 보고 연차휴가를 내고 쉬었다”고 말했다. LS전선의 워라밸정책은 같은 건물을 사용 중인 LS산전, LS엠트론 등 다른 계열사에도 확산될 전망이다.

◆근무중에도 마사지 가능해요

원 팀장은 “많은 직장인이 퇴근 뒤에만 행복하다고 하는데, 알지피코리아는 퇴근 전에도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를 고민했다”고 워라밸정책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런 고민에서 나온 알지피코리아의 워라밸정책은 △오전 10시 출근, 금요일 조기 퇴근 △출퇴근이 어려울 땐 재택근무 △근무시간에도 헬스키퍼 '마사지' 등이다.

원 팀장은 “서울 강남역에 사무실이 있어 아침 지옥철을 피해 직원들이 출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나온 것이 오전 10시 출근 아이디어”라면서 “출근을 한 시간 늦췄더니 직원들의 행복지수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젊은 직원이 많은 특성상 주말을 조금 더 길게 주기 위한 고민에서 나온 것은 금요일 5시 퇴근제다. 원 팀장은 “더 길어진 주말을 이용해 해외여행을 다녀오는 직원도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알지피코리아는 출산 뒤에도 100% 고용, 결혼기념일 휴가, 전 직원 연차사용률 73%, 임신부터 출산까지 2시간 단축 근무 등의 적극적인 출산 육아정책으로 인해 ‘가족친화인증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원 팀장은 참석한 대학생들에게 취업 준비에 앞서 △가장 행복했던 것은 무엇인지 △일은 왜 해야 하는지 △어떤 기업에서 일하는 게 좋을지 △그럼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등에 대해 먼저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알지피코리아는 직무체험 프로그램 영챌린저(YC) 19기를 6일까지 모집한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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