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서리 맞은줄 알았는데… 방산株, 경협株 만큼 올랐네

입력 2018-06-03 18:32
한화에어로스페이스·LIG넥스원
5월 주가상승률 2위·4위
"화해 무드에도 군비지출은 계속"


[ 오형주 기자 ] 남북한 경협주와 방위산업주가 5월 주가상승률 상위권을 싹쓸이했다. 평화와 전쟁이라는 대척점에 선 두 테마주가 지난달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급변하는 사이에 교대로 주도주로 치고 나선 결과다.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유가증권시장의 시가총액 1조원 이상(지난달 31일 종가 기준) 181개 종목을 대상으로 5월 주가등락률을 분석한 결과 상승률 1~5위를 경협주와 방산주가 차지했다.

1위인 현대시멘트의 월간 상승률은 176.64%에 달했다. 이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41.97%) 태영건설(37.75%) LIG넥스원(37.47%) 현대엘리베이터(34.31%) 순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경협주와 방산주가 함께 급등했다는 점이 무척 이채롭다. 현대시멘트와 태영건설 현대엘리베이터는 경협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LIG넥스원은 방산주로 각각 분류된다. 지난 4월 말까지만 해도 방산주는 남북 화해 무드가 조성되면서 연초 대비 평균 25%가량 떨어졌다.

하지만 5월 들어선 주요 방산주가 경협주 못지않은 주가흐름을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미·북 정상회담 취소서한을 공개하는 등 시시각각 이슈가 급변하면서 경협주와 교대로 등락을 되풀이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남·북·미 간 종전 선언 등으로 주한미군이 철수하거나 규모를 축소하더라도 방산주에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유재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남북한 평화체제가 안착해 군비가 축소되더라도 미사일 방어체계나 정밀타격, 정찰위성 등 방어형 전력체계로 전환하면 필요한 지출은 계속될 것”이라며 “동북아 군비경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미군 축소와 전시작전권 환수 등 이슈는 무기체계의 국산화 필요성을 더욱 높인다”고 설명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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