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교류 재개시 관광 수요 기대
[ 이선우 기자 ]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가 진행된 다음 날인 5월25일. 국내는 물론 해외 언론의 시선은 일제히 북한 원산에 집중됐다. 이날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를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현장(사진) 시찰이 대대적으로 보도됐기 때문이다. 핵실험장 폐쇄 이후 북한의 동향을 살피던 세계 각국의 언론 매체를 통해 공사현장 모습이 전파를 탔고, 덕분에 북한은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를 대외적으로 알리는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남북 교류가 재개될 경우 남측 관광객들이 금강산과 연계해 원산을 방문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올 1월 김 위원장의 신년사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된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는 2013년 계획이 처음 수립됐다. 송도원해수욕장과 갈마반도의 명사십리 백사장을 휴양지로 개발해 금강산까지 이어지는 국제관광지대를 조성하겠다는 게 골자였다.
북한이 원산을 관광지구로 개발하려는 이유는 뭘까. 빼어난 자연경관은 물론 북한에서 보기 드문 도시 인프라를 갖춘 원산이 단기간 공사로 관광지구를 조성할 수 있는 최적지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원산은 북한 주민들이 평양 다음으로 가장 살고 싶어 하는 도시로 알려졌다. 일본에서 만경봉호를 타고 처음 북한을 보게 되는 북송 동포에게 원산을 국제 항구도시로 보이게 하라는 김일성 지시에 따라 일찍이 고층 빌딩이 들어섰다. 원산에서 180㎞가량 떨어진 평양까지는 내륙을 관통하는 고속도로가 연결돼 있고, 군용 비행장에서 국제공항으로 탈바꿈한 갈마비행장엔 이달부터 매주 월요일 평양~갈마 구간을 잇는 항공노선이 신설됐다.
김상태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원산은 입지나 인프라 등에서 관공도시로서 여건을 갖춘 곳으로 인근 마식령, 금강산과 함께 하나의 관광벨트를 구축할 경우 관광 매력도를 끌어올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조성이 결국 카지노를 들이기 위한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한 해 무역액이 60억~70억달러에 불과한 북한이 카지노로 300억달러가 넘는 외화를 벌어들이는 마카오를 롤 모델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서원석 경희대 호텔경영학과 교수는 “북한은 외국인 관광객이 오더라도 이들의 지갑을 열게 할 경쟁력 있는 콘텐츠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만큼 카지노를 적극 활용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설명했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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