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경제신문사 공동 주최로 그제 열린 ‘스트롱코리아 포럼 2018’은 혁신적인 연구와 기업의 도전이 인류 미래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확인시켜줬다. 참석자들은 포럼 주제인 ‘상상을 현실로, 한계를 돌파하는 과학기술’을 실현하려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유롭게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피트 워든 미국 브레이크스루상재단 이사장은 “많은 젊은이가 우주 분야로 몰려오고 있고 그들 대부분은 실패할 것”이라며 “그러나 그들 덕분에 우리는 다른 행성에서 사는 시대를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르토슈 그쥐보프스키 IBS 첨단연성물질연구단 그룹 리더는 “인공지능(AI)이 신약을 개발할 수 있는 것은 지난 50년간 과학자들이 수많은 실패를 딛고 일어선 성과”라며 “한국은 암기식 교육이 실패를 지나치게 두려워하는 문화를 만들어낸다”고 지적했다.
혁신적 기술을 뒷받침하는 연구개발(R&D) 성과는 기초 연구에서 나온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특정 결과를 요구하는 주문형 기획연구사업이 정부 지원 R&D의 80%나 되기 때문에 기초 연구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가로막고 있다”(조혜성 아주대 의과대학 교수)는 비판도 나왔다.
참석자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정부가 택해야 할 대응 방법도 제시했다. 이명철 한국과학기술한림원장은 “정부는 말로만 4차 산업혁명 생태계를 조성한다고 할 게 아니라 범부처 차원의 계획을 세우고 이행하라”고 주문했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은 “시장 없는 혁신은 물 없는 물고기에 불과한 만큼, 새 기술이 살아남을 수 있게 정부가 역할을 해줘야 한다”며 한국을 지식재산권 거래 허브로 육성할 것을 제안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혁신성장의 성과가 없다”며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경제팀이 분발해 달라”고 말했다. 혁신성장의 길은 멀리 있지 않다. 시장에선 규제 완화와 발상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스트롱코리아 포럼에서 나온 조언들은 정부의 혁신성장 정책에 좋은 밑거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