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코노미] "컬러 밸런스만 맞춰도 임대료 쑥"… 송도부자의 집값 높이는 인테리어

입력 2018-06-01 07:30
수정 2018-06-01 15:00
"모델하우스 인테리어, 함정 많지만 참고할 만 해"


온라인에서 닉네임 ‘송도부자’로 잘 알려진 남경엽 아이앤씨컴퍼니 대표는 삼성물산 건설부문 출신 인테리어 전문가다.

삼성물산 재직 당시 IC팀(인테리어 코디네이터팀)에서 근무 했고 이후 다른 대기업 건설사로 이직해 인테리어파트장으로 8년을 더 근무했다. 건설사 재직 당시 모델하우스 총괄기획 업무를 담당했다. 모델하우스 외관 디자인부터 내부 동선 설계, 유니트 인테리어까지 전반적인 모델하우스 건립 작업을 감독하는 역할이다. 아파트 평면과 인테리어 전문가로 불리는 배경이다.

지난해 1월 건설사 퇴직 후부터 일반 투자자를 위해 모델하우스 보는 법과 인테리어 노하우를 블로그에 연재하고 있다. 하반기부터는 국민연금공단과 협력해 사회취약층을 대상으로 인테리어 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집코노미가 그를 만나 모델하우스 제대로 보는 법부터 임대료 올리는 인테리어 노하우를 들어봤다.

▶ 건설회사 재직 당시 맡았던 일은.

“건설사에서 모델하우스를 총괄기획해 건립하는 일을 맡았다. 영업부서에서 일을 수주해오면 분양팀이 모델하우스 부지를 구한다. 내가 있었던 상품개발팀에서는 그 부지에 모델하우스 건물을 올리고 디자인하는 일을 했다. 아파트 브랜드 장점을 부각시켜서 외관을 디자인하고 내부 동선, 유니트 설계, 인테리어까지 도맡아 한다.”

▶ 모델하우스에 함정이 있다던데.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만 디스플레이에 현혹되면 안된다. TV, 소파, 플레이팅된 식탁 같은 것들 말이다. 가구 사이즈에도 속아선 안된다. 소파나 침대가 우리가 일반적으로 들이는 것들보다 조금씩 작다. 기본적으로 소파 좌석 길이가 1m 정도 된다면 모델하우스에 있는 것은 80cm 정도 밖에 안된다. 침대도 보통 집에 있는 것은 2mX1.6m 사이즈지만 모델하우스에 있는 건 1.8mX1.6m다. 공간을 넓게 보이려고 작은 가구를 들여놓은 거다. 주방 수납장 자리에 빌트인으로 설치된 냉장고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냉장고를 그자리에 넣으면 마감보다 10cm 더 튀어나오는 경우가 많다.”

▶또다른 함정은.

“모델하우스 조명이 우리집 조명과 다르다는 것도 명심해야 한다. 모델하우스에는 스팟 라이팅을 많이 쓴다. 보조조명이 적게는 20개에서 많게는 40개까지 들어간다. 그러면 공간이 확장돼보이는 효과가 있다. 섀시도 속기 쉬운 품목 중 하나다. 모델하우스에 시공하는 섀시는 LG, 한화 등 대기업 상품이 대부분이지만 실제로 분양받은 아파트에는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건설사가 미리 업체를 선정하는 경우가 있고 후입찰로 업체를 선택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후입찰인 경우에는 섀시가 바뀔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유념하는 것이 좋다.”

▶개인이 리모델링할 때 모델하우스를 벤치마킹하면 어떨까.

“도움이 많이 된다. 모델하우스는 해당 건설사에서 신경써서 만든 상품이다. 분양이 잘 돼야하고 청약이 많아야 하니까 최선을 다한다. 많은 고민 끝에 완성된 공간이다. 인테리어를 할 때 마감재 선택을 잘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모델하우스는 컬러 밸런스, 디자인 아이덴티티가 적합하게 반영된 공간인 만큼 벤치마킹하기 좋다.
강의할 때 ‘공간 별로 공식이 있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주택형별로 모델하우스에서 연출하려는 느낌이 다 다르다. 전용면적 59㎡는 기본적으로 가볍게, 84㎡는 조금 더 무게감 있게, 110㎡ 이상은 진한 무게감으로 연출한다.”

▶주택형별로 사용하는 칼라가 다른다는 얘기인가?

“그렇다. 칼라 밸런스는 주로 주방가구에서 많이 표현된다. 주부들의 선호도가 높은 공간이면서 마감재가 가장 많이 보이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주방을 기준으로 말하면 59㎡는 상하부장을 화이트톤으로 맞추고 주방벽을 그레이로 눌러주면 넓어 보이면서 깊이감을 느낄 수 있다. 84㎡는 하부장까지 그레이로 맞춰주면 안정감과 확장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110㎡이상은 월넛, 오크 등 진한 컬러를 도입해 고급화 할 수 있다. 바닥 마감재 칼라도 집 크기마다 다르다. 59~84㎡는 메이플, 110㎡이상은 월넛, 오크 등을 도입한다. ‘공간의 공식’을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곳이 바로 모델하우스인 거다.”

▶ 인테리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가성비를 높이는 것이다. 임대용과 거주용, 모두 마찬가지다. 한 업체에 일괄로 맡기면 소위 말하는 ‘호구’가 되기 쉽다. 어떻게 디자인해야 할지도 정확하게 모르고 스펙 사양도 모르니 견적이 제대로 나올 수가 없다. 업체들의 견적 양식이 제각각이어서 비교하기도 쉽지 않다. 원가를 절감하려면 도급 공사보다 직영공사를 하는 게 효과적이다. 공정별 관리, 디자인, 현장관리를 모두 내가 해야 하니 쉬운 일은 아니다. 강의를 통해 임대사업자들에게 직영공사하는 법을 알려주고 있다.”

▶ 사례를 들어 얘기해줄 수 있나.

“블로그를 통해 무료 인테리어 컨설팅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그 중 한 집을 사례로 들 수 있겠다. 의뢰인이 업체를 통해 도급공사 견적을 받은 게 1785만원이었는데 컨설팅을 거쳐 580만원에 끝냈다. 정확하게 하고 싶은 공사의 범위가 무엇이고 자재 스펙이 뭔지 알아야만 ‘네고’를 할 수 있다. 일례로, 발코니 확장을 하지 않았다면 거실창과 발코니창 모두 두께 16m로만 시공해도 큰 문제가 없다. 그런데 업체에서는 26m 이중창 로이복층유리로 견적을 낸다. 모르면 이렇게 불필요한 과사양이 들어가는거다.
결로현상으로 곰팡이가 피었을때도 마찬가지다. 업체에 곰팡이도 없애고 도배까지 해달라고 하면 45~50만원 선에 견적이 들어온다. 그런데 셀프로 곰팡이를 없애고 곰팡이 방지 페인트작업까지 한 다음 도배만 맡기면 15~20만원 정도에 처리할 수 있다.”

▶ 임대용 인테리어와 거주용 인테리어의 차이점은.

“거주용은 기본적으로 컬러 밸런스가 맞춰진 상황에서 내가 좋아하는 대로 인테리어를 하면 된다. 업체에 모든 것을 맡기기보다 내가 마감재 사양 등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 효율적인 인테리어가 가능하다. 반면 임대용 인테리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중의 취향이다. 벽지, 장판, 마루, 주방장, 상판, 타일 등 골라야 할 게 많다. 이때 ‘결정 장애’를 겪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자기가 살 집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모델하우스를 참고하면 실패 확률이 적다. 모델하우스 인테리어는 적어도 ‘남들이 싫어하지 않는 디자인’이기 때문이다.”

▶ 임차인을 잘 받을 수 있는 인테리어 팁이 있나.

“작은 주택형을 찾는 수요자는 주로 신혼부부다. 이들을 공략하는거다. 아기자기한 소품과 조명, 액자 등에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곳에 발타올을 비치하고 거실 아트월에 팝아트 액자를 연출용으로 걸어두면 효과가 극대화된다.”

▶ 인테리어 효과를 극대화 하려면.

“인테리어 과정은 표면 마감재를 바꾸는 것부터 홈스타일링, 홈데코, 홈퍼니싱까지 포함한다. 마감 작업이 완료된 후에는 가구, 소품, 조명, 쿠션, 커튼, 패브릭 스타일링을 해야 완성된다고 볼 수 있다. 벽지, 장판, 주방장, 상판, 타일 등의 기본 인테리어는 도화지인 셈이다. 계절마다 가구를 새로 배치하고 커튼이나 쿠션을 바꾸는 등 변화를 주면 효과가 커진다. 그런데 하드웨어가 너무 과하면 변화를 주기 힘들 수 있다. 강의할 때도 기본 인테리어를 과하게 부각시키지 말라는 조언을 자주 한다.”

▶ 강의 시작하게 된 계기는.

“지난해 1월 다니던 건설회사를 퇴사했다. 회사를 다니면서 활동했던 부동산 관련 카페 등에서 강의 제의가 들어왔다. 내 집 인테리어를 준비하는 사람이나 임대용 부동산 인테리어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가성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줄 수 있겠다 싶었다. 그렇게 인테리어에 특화된 강의를 하기 시작했다. 인지도가 쌓이다보니 서울시설공단, 국민연금 등에서도 강의를 해달라고 연락이 왔다. 국민연금공단에서는 공단이 진행하는 신중년 일자리창출 프로그램에 투입됐다. 커리큘럼 중 하나가 인테리어였다.”

▶ 강의 외에 하고 있는 일은.

“블로그를 통해 인테리어 컨설팅 프로그램 ‘막퍼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블로그 이웃들에게 신청 받은 사연 중 하나를 골라 무료로 인테리어 컨설팅을 해주는 거다. 본인이 계획하고 있는 인테리어 범위와 예산, 견적 등을 검토해서 뺄 것 빼고 넣을 것 넣어주는 식이다. 자재도 같이 봐준다. 인테리어 회사가 해야 할 일정 부분의 일을 대신 해준다고 보면 되겠다. 회사를 그만둔 이후여서 여유가 있었고 블로그 몸집도 키워야겠다는 생각에 시작했다.
과거 MBC 예능프로그램 ‘러브하우스’처럼 프로젝트가 인기를 좀 끌었다. 직접 공사를 해주는 것은 아니고 상담만 해주는 거였는 데도 반응이 좋았다. 실거주자는 주거 만족도가 높아지고 임대사업자는 임대가 빨리 빠지거나 임대료를 올릴 수 있었다. 시즌2까지 진행했다. 현재는 시즌3의 4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 프로젝트 사례 하나를 소개해준다면.

“거실과 주방 사이 가벽이 세워져 안그래도 넓지 않은 집이 더욱 좁아보이는 구조였다. 벽체를 없애고 화이트 컬러로 인테리어 컨셉트를 잡고 공사를 시작했다. 벽을 트고 마감재를 붙이기 시작했을 때 벌써 반전세 계약이 됐다. 보증금 4000만원에 월 임대료 20만원이 시세인 동네였다. 인테리어 덕을 봐서 보증금 5500만원에 월 임대료 20만원으로 계약이 됐다.”

▶ 인테리어가 재테크 수단이 될 수 있단 얘기인가.

“실제로 그렇다. 인테리어만 잘해도 시세 차익을 누리거나 임대료를 더 높여서 받을 수 있다. 9500만원에 낙찰 받은 빌라에 500만원을 들여 인테리어 직영공사를 한 후 1억2000만원에 팔았다. 2000만원을 벌었다. 도급으로 업체에 맡기기보다 자신만의 아이덴티티가 있으면 여러 곳에 지속적으로 반영할 수 있어 좋다. 프로토 타입을 만들어놓고 꾸준한 연습을 통해 데이터베이스를 축적시키면 결국 자기 것이 된다.”

▶ 국민연금공단에서 이 프로젝트에 관심을 보인다고 들었다.

“국민연금공단에서 ‘막퍼줘 프로젝트’를 보고 연락이 왔다. “사회취약층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취약 계층의 셀프 인테리어를 도와주는 식이다. 인테리어 컨셉트 잡는 것부터 예산 삭감, 마감재 선택, 작업지시까지 같이 한다. 복지원, 장애단체 등의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막퍼줘 프로젝트처럼 컨설팅해주는거다. 더 나아가 강의 중인 커뮤니티를 활성화시켜서 협동조합을 만드는 것까지도 고려 중이다. 사회적 기업으로 등록시키고 도심재생사업에 본격 협력하는거다. 그 1단계가 복지원 컨설팅 프로젝트인 셈이다.”

이소은 기자 luckyss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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