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안철수 단일화 무산?… 정치권에선 "끝난 게 아니다"

입력 2018-05-30 19:12
김문수 "논의 끝낸다" 일축에도
한국·바른미래당 의원들
물밑에서 막판 단일화 논의


[ 박동휘 기자 ] 서울시장 야권 후보 단일화는 ‘6·13 지방선거’의 최대 관전거리 중 하나다.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와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 모두 자신의 ‘정치 생명’을 좌우할 결단에 직면해 있다. 지금까진 김 후보 측이 ‘러브콜’을 보내는 편이었다. 선거캠프 간 공식 단일화 협상을 줄곧 제안했다. 이랬던 김 후보가 30일 “단일화 논의를 더는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를 (논의를) 끝낸다고 말씀드렸다”며 “단일화에 대한 안 후보의 생각에서 제가 고려할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전날 안 후보는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결과적으로 한 후보에게 많은 지지가 모이면 다른 후보가 깨끗이 양보하는 방식으로 단일화가 가능하다”며 “인위적인 단일화는 있을 수도 없고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3선을 저지하기 위한 민의가 분산되지 않도록 김 후보가 자진 사퇴하라는 의미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안 후보 쪽에서는 저보고 그냥 그만두는 게 좋겠다고 이야기한다”며 “지금 단일화를 이야기할 수 있는 조건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손바닥도 마주쳐야 하는데 (단일화를 하고 싶어도) 저 혼자는 안 된다”며 “다시 말씀드리지만 한국당 대표로서 열심히 선거운동을 하겠다”고 단일화 의사가 없음을 강조했다.

정치권에선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안 후보는 낙선 시 정치인으로서의 ‘경쟁력’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는 처지다. 김 후보 역시 3위 성적표를 받을 경우 위험 부담이 너무 크다. 6월8일 사전투표일 전까진 물밑 접촉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당내에 단일화 협상을 공식적으로 해야 한다는 얘기를 하는 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정병국 의원 등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한국당도 김용태 의원을 중심으로 단일화론에 군불을 때고 있다.

전문가들은 ‘김·안’ 단일화가 선거 후 보수진영 개편과 연동될 수밖에 없는 문제라서 진통이 거듭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안 후보 측근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한국당은 안 후보가 빨간 조끼(한국당 당적)를 입는 방식으로 후보 단일화를 원하는 것 같은데 그건 불가능한 일”이라며 “한국당 의원들을 바른미래당이 끌어오는 식의 정계개편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