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뱅크사인 도입에 곱지 않은 시선…"이름만 바꿨나"

입력 2018-05-30 09:34


금융권이 7월부터 공인인증서를 대신할 수 있는 인증서비스 '뱅크사인'을 선보인다. 공인인증서의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지만, 결국 이름만 바뀐 새로운 공인인증서 시스템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3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전국은행연합회와 은행들은 블록체인 기반 공동인증 서비스인 '뱅크사인'을 7월 중 선보일 예정이다. 정부가 공인인증서와 '액티브X'를 폐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은행권이 공인인증서를 대체할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는 것이다.

은행권에서는 뱅크사인이 공인인증서보다 안전하고 편리하다며 사용 편의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대중이 바라보는 시선은 업계와 온도차가 크다. 금유소비자들은 공인인증서 폐지와 함께 인증절차 간소화가 이뤄지길 바라고 있지만, 운영주체만 바뀌었을 뿐 사용자에게는 공인인증서와 별다를 게 없다는 이유에서다.

뱅크사인은 당분간 모바일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며 뱅크사인 어플리케이션(앱)을 별도로 다운받아야 한다. 이후 패턴이나 지문, 핀(PIN)으로 인증해야 한다.

유효기간이 3년으로 길고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 한 번 등록하면 여러 은행에서 별도의 과정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편의성이 크게 개선되는 부분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공인인증서 폐지 발표에 기대했던 금융 소비자들에게서 불만이 나오는 배경이다.

현재 지문·홍채·핀 등을 이용한 개별 은행 인증을 이용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뱅크사인의 필요성이 더욱 낮아진다.

뱅크사인과 개별 은행의 인증 데이터가 공유되지 않기 때문에 은행 앱을 지문인식 등으로 이미 사용중이더라도 뱅크사인을 이용하려면 또 다시 지문을 등록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또 기존 공인인증서는 인증이 필요한 대부분의 사이트에서 이용할 수 있었지만 뱅크사인은 은행권에서만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공인인증서보다 오히려 불편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보안인증서비스 업체 관계자는 "이미 많은 회사들이 공인인증서 외 자체 인증서비스를 운영 중이거나 외부 인증 서비스를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며 "공인인증서 폐지가 피부로 크게 와닿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공인인증서 없애랬더니 이름에 점 하나 찍었다", "외국 쇼핑 사이트들은 인증서 없이도 아무 문제 없이 이용할 수 있는데 왜 한국은 인증서에 목 매나", "다른 인증서를 만들어 달라는 게 아니라 인증서를 없애달라는 것" 등의 의견을 내놨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공인인증서 폐지 결정은 보안 정책 간소화를 위해서라기보다는 공인인증서의 시장 독점을 막고 전자서명수단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므로, 뱅크사인을 둘러싼 지적이 불합리하다고 반박하기도 한다.

실제 통신 3사가 통합 전자인증 서비스 브랜드 '패스(PASS)'를 개발해 출시를 준비 중이고 다날은 이미 버라이즌, 우버, 머니그램, 뱅크모바일 등 글로벌 기업에 인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초기에는 공인인증서만을 이용하던 금융 소비자들이 다소 혼란을 겪을 수 있지만 다양한 인증 서비스가 출시되고 시장에서 경쟁하게 되면 이런 오해가 줄어들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뱅크사인은 공인인증서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은행권에서의 인증을 돕는 보조 수단"이라며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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