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 제조사만 62개 달해
롯데·농심, 1위 삼다수 추격
1L·300mL등 용량 다변화
차세대 수소水도 등장
해외제품도 잇따라 상륙
[ 안효주 기자 ] 무더위가 시작되자 ‘생수 전쟁’이 불꽃을 튀기고 있다. 시장 점유율 1위 제주삼다수의 시장을 롯데칠성, 농심, 해태htb 등이 뺏어오는 게임이다.
수질이 좋기로 이름난 전국 각지의 명당을 찾아 지하 관정을 뚫고, 제조공정을 위한 연구개발(R&D)에도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 500mL와 2L짜리 기본 사이즈 외에도 어린이를 위한 200mL 제품을 내놓는 등 차별화 전략에 나섰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1인 가구를 위한 1L 제품, 여성들이 마시기 좋은 300mL 제품 등을 출시하면서 용량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생수시장은 2000년 1500억원에서 2017년 7000억원으로 커졌다. 5~7월의 월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것이라는 기상청 전망에 따라 올해 생수시장은 8000억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프리미엄 바람이 불고 있어 내년에는 시장 규모가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생수 춘추전국시대
29일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 생수 제조업체는 62개에 달한다. 이들이 만들어내는 생수 브랜드만 200여 개. 제주를 비롯해 경기 포천과 연천, 충북 청원, 강원 평창 등이 물을 뽑아내는 주요 수원지다.
브랜드 중 시장 점유율 1위는 제주도개발공사가 생산하고 광동제약이 판권을 보유한 제주삼다수다. 2015년 45.1%를 기록했던 점유율은 지난해 41.5%로 줄었다. 하지만 여전히 압도적 1위다. 그 뒤를 롯데칠성의 아이시스(10%), 농심의 백산수(7.5%), 해태htb의 평창수(4.5%) 등이 추격하고 있다.
2~4위 업체들은 삼다수를 잡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과 연구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롯데칠성은 ‘태양의 후예’를 비롯해 ‘윤식당’ ‘효리네 민박’ 등 인기 프로그램에 간접광고(PPL)를 이어오면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농심은 2015년 백산수 수원지인 백두산 인접 지역에 2000억원을 투자해 백산수 생산 전용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했다.
해외 시장에도 눈길을 돌리고 있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의 물 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한 것. 제주삼다수는 세계적 생수 브랜드가 되겠다는 목표로 ‘제주워터’란 브랜드를 앞세워 미주를 비롯해 중국, 동남아 등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러시아, 홍콩 등에 진출한 아이시스는 지난해 수출량 32만 상자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33% 성장했다.
◆웰빙 열풍에 수소수까지 등장
생수 시장은 웰빙 열풍이 불면서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수소 함유량을 높인 기능성 생수 제품도 시장에 등장했다. 애니닥터헬스케어에서 제조하는 수소수 브랜드 ‘수소샘’은 백화점과 편의점 판매에 이어 중국과 일본 면세점에도 진출했다. 수소수 시장은 일본에서만 3000억원 이상에 달할 정도로 차세대 ‘프리미엄 생수’ 시장으로 꼽힌다.
이 같은 열풍에 해외 생수 브랜드들도 한국에 진출하고 있다. 프랑스산 생수인 에비앙·볼빅을 비롯해 피지에서 수입해오는 피지워터가 대표적이다.
네팔산부터 시작해 캐나다, 노르웨이, 뉴질랜드 등 각양각색의 국적을 단 생수가 국내에 흘러들어오고 있다. 외국산 생수를 수입해 판매하는 업체는 64개에 달한다.
그러나 외국산 생수의 시장 점유율은 2%에 불과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외국산 생수는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 때문에 일부 마니아층에 한해 소비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용량의 국내산 생수에 비해 2~3배 가까이 비싼 게 대다수기 때문이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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