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 만화 뛰어넘은 콘셉트로 취준생 고민 다뤘죠"

입력 2018-05-29 17:09
뮤지컬 '무한동력' 연출한 김동연


[ 김희경 기자 ] 27세 청년 장선재(오종혁 분)의 대기업 면접 현장. 스펙은 부족하지만 열정만은 남다른 선재 옆에 또 다른 경쟁자가 서 있다. 화려한 스펙은 물론 집안까지 좋은 이른바 ‘금수저’다. 면접관의 질문에 두 사람은 치열하게 경쟁하며 답을 쏟아낸다.

현실에서도, 드라마에서도 흔히 접해봤을 이야기다. 그런데 국내 인기 웹툰을 뮤지컬로 만든 ‘무한동력’엔 참신한 설정이 더해졌다. 선재의 친구들이 스포츠 중계 캐스터처럼 등장해 이들의 옆에 서서 스포츠 경기처럼 중계한다. 한 편의 축구 게임처럼 치열하게 펼쳐지는 가운데 유머 섞인 중계에 웃음도 터져 나온다. 취업 준비생이라면 누구나 느껴봤을 긴장감과 좌절감을 어둡지 않으면서도 색다른 콘셉트로 표현했다.

이 장면은 원작에도, 2015년 초연 당시에도 없었다. 이번에 새롭게 공연을 올린 김동연 연출(사진)이 직접 생각해냈다. 29일 서울 충무로아트센터에서 만난 김 연출은 “다른 장르의 작품을 뮤지컬로 만들다 보니 고민이 많았다”며 “뮤지컬 자체만 생각하지 않고 원작 만화보다 더 만화답게 만들었더니 오히려 가장 뮤지컬다운 공연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어쩌면 해피엔딩’으로 지난 1월 ‘한국뮤지컬어워즈 연출상’을 받는 등 뛰어난 연출력을 인정받고 있다. ‘무한동력’의 두 번째 공연뿐만 아니라 영화로도 만들어진 ‘신과 함께’의 뮤지컬 세 번째 연출도 맡아 지난달 무대에 올렸다. 둘 다 인기 웹툰 작가인 주호민의 작품이다.

오는 7월1일까지 충무로아트센터에서 공연하는 ‘무한동력’은 취업 준비생인 선재가 허름한 하숙집에 들어가면서 펼쳐지는 얘기를 다룬다. 김 연출은 스포츠 중계뿐만 아니라 원작, 초연 무대에 없었던 장면을 다양하게 더했다. 선재가 취업에 성공한 친구로부터 술을 얻어 마신 뒤 잠들며 꾸는 꿈 장면도 큰 웃음과 박수를 자아냈다. 꿈에 나온 선재의 어머니는 백수 아들을 둔 죄로 십자가를 어깨에 지고 나오는 설정으로 등장한다.

“만화 속 인물과 감정을 속도감 있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려고 했어요. 현실과 꿈을 빠르게 오가는 이런 설정에서 관객들이 다 이해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됐죠. 하지만 다행히 다들 편하고 유쾌하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극의 전반엔 하나의 질문이 끊임없이 반복된다. “죽기 직전에 못 먹은 밥이 생각나겠는가, 못 이룬 꿈이 생각나겠는가”다. 꿈보다 하루하루 버티는 것만 생각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평범한 사람은 결국 없는 것 같아요. 각자가 쌓아야 하는 인생의 드라마가 있는 거잖아요. 포기하지 않고 이 가치를 끊임없이 발견하고 쌓아나가는 이야기를 앞으로도 많이 다루고 싶어요.”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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