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록의 대부' 신중현 인터뷰 "뮤지컬로 만든 '미인'에 되레 감동받았죠"

입력 2018-05-28 17:47
수정 2018-05-29 07:02
내달 15일부터 대학로서 공연


[ 김희경 기자 ] “뮤지컬로 만들 수 있을까 싶었죠. 제 곡의 가사가 워낙 심플하잖아요. 그런데 그걸로 가슴을 울리도록 표현하는 것을 보고는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미인’ ‘커피 한잔’ 등 자신의 대표곡으로 만든 뮤지컬 개막을 앞두고 ‘한국 록의 대부’라고 불리는 기타리스트 겸 작곡가 신중현(80·사진)은 28일 “뮤지컬이 종합적인 음악성을 돋보이게 하는 예술이란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뮤지컬의 제목은 ‘미인’. “한 번 보고 두 번 보고 자꾸만 보고 싶네”라는 가사, 유쾌한 리듬으로 유명한 신중현의 히트곡과 같은 이름이다. ‘미인’ 외에도 ‘커피 한잔’ ‘아름다운 강산’ ‘빗속의 연인’ 등 총 23곡이 등장한다. 한마디로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다음달 15일부터 7월22일까지 서울 연건동 홍익대대학로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음악의 본질은 자유라고 생각합니다. 음악 선곡부터 제목까지 모든 사항을 제작진에게 일임한 이유죠. 관객들에게 뭔가 힘을 줄 수 있는 메시지만 있다면 충분합니다.”

뮤지컬 ‘미인’은 2014년부터 4년에 걸쳐 제작됐다. 뮤지컬 ‘해를 품은 달’ ‘술과 눈물과 지킬앤하이드’의 정태영 감독이 연출을, ‘마마, 돈크라이’ ‘공동경비구역 JSA’의 이희준 작가가 극본을 맡았다. 무대는 1930년대 무성영화관 하륜관을 배경으로 한다. 하륜관 최고 인기스타 변사인 강호가 시인 병연에게 한눈에 반하고, 독립운동과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신중현의 음악을 닮은 청춘의 열정과 에너지를 그린다.

신중현은 1955년 미8군의 ‘스프링 버라이어티 쇼’를 통해 처음 무대에 올랐다. 록의 불모지였던 국내 가요계에 파격적이고 신선한 충격을 주며 음악의 지평을 넓혀왔다. 1958년 첫 음반 ‘히키신 기타 멜로디’를 발표했으며 올해로 데뷔 60주년을 맞았다. 그는 여든의 나이에도 청년 같은 꿈을 꾸고 있다. “요즘도 매일 기타를 잡고 있어요. 기타로 세계를 제패하겠다는 꿈은 지금도 변함없으니까요. 이전과 다른 주법의 연주를 선보이고 싶습니다.”

신중현은 새 앨범도 준비하고 있다. 2009년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펜더 기타를 헌정받은 것을 기념하는 ‘헌정 기타 기념 앨범’이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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