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샛 공부합시다] 독점은 진입장벽 높여 사회적 손실 낳죠… 영원한 독점은 없고 결국 경쟁으로 가요

입력 2018-05-28 09:00
테샛 경제학 (13) 독점에 대한 오해



1911년 미국 대법원은 석유기업 스탠더드오일에 분할·해산 명령을 내렸다. 이유는 미국 내 석유시장 점유율이 90%에 달하는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소비자 이익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사건은 독점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스탠더드오일의 시장 점유율은 갤런당 58센트였던 석유를 8센트로 내리면서 얻은 점유율이다. 파격적인 가격 인하는 과감한 투자와 기술 혁신 때문에 가능했다. 스탠더드오일의 창업자 록펠러는 석유통을 제작했으며, 정유를 통해 생산된 많은 종류의 부산물을 석유제품으로 만들어냈다. 그는 석유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화학자, 기술자 등을 대거 영입했다. 품질이 좋은 석유제품은 소비자 편익을 높였다. 석유 소비자의 시장 지불가격이 하락하자 소비자들의 실질 소득은 높아졌다. 하지만 정부 당국은 록펠러를 의심했다. ‘약탈가격을 통해 경쟁자를 모두 시장에서 몰아낸 뒤 가격을 올리지 않을까?’ 오히려 스탠더드오일의 분할·해산 후 석유 관련 제품의 가격이 오르면서 소비자는 피해를 받게 됐다.

비슷한 사례가 또 있다. 2000년 초 미국 시장에서 웹브라우저인 익스플로러의 시장 점유율은 90%대였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크롬, 파이어폭스, 사파리 등 다양한 웹브라우저를 사용한다. 독점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시장을 정적인 상태로 본다. 한번 독점은 영원한 독점이라는 시각이다. 하지만 시장은 활발히 움직인다. 미국에선 많은 석유 기업이 생겼고, 운영체제 시장에서도 여러 경쟁 서비스가 나왔다. 많은 중요한 상품은 독점에서 시작되지만 자유가 보장된 시장경제에선 점차 경쟁이 촉발된다는 의미다.

문제는 경제학에서 말하는 독점이다. 여기서 독점은 공급자가 하나밖에 없는 상태다. 독점시장은 한 주체가 가격 결정자(price maker)가 된다. 독점 기업이 생산을 결정하면 시장 전체의 공급량이 된다. 경제학에서 독점이 발생하는 원인은 ‘진입장벽’이다. 진입장벽의 대표적인 예로 특허, 특정 산업에 대한 정부의 인허가권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진입장벽은 ‘사회적 후생손실’을 일으킨다. 독점시장의 수요곡선은 시장의 수요가 모두 독점기업 것이기 때문에 우하향한다. 독점시장에서 가격은 독점기업의 공급량에 따라 변한다. 즉 독점기업이 생산량을 늘리면 시장전체의 공급량이 늘어나면서 시장가격은 하락한다. 독점시장에서 평균수입(AR)을 계산하면 가격(P)과 같고 이를 통해 만든 평균수입선이 수요곡선이다. 한계수입(MR)선은 수요곡선인 거래량에 대한 함수 P(Q)에 대해 미분해 구하면 수요곡선보다 아래에 위치한다.

독점시장에서도 이윤 극대화를 위해 MR=MC이지만 가격(P)은 MR=MC보다 높은 점에서 결정된다. 경제학에서 정의하는 독점시장은 경쟁시장과 비교하면 더 높은 시장가격에 더 적은 생산을 한다. 진입장벽이 존재하는 독점시장에서 기업은 소비자 잉여의 일부를 가져가지만 사회적 후생손실이 발생한다.

정영동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원 jyd54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