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통업계가 '단종 제품'을 리뉴얼, 너도나도 재출시하고 있다. 고객과의 소통을 위한 결정인데 흥행 성적이 좋아 눈길을 끈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2년 전 생산을 중단했던 '태양의 맛 썬'을 '돌아온 썬' 이름으로 재 출시했다. 재출시 한 달 만에 누적 판매량은 200만 봉지를 돌파해 약 18억원 매출을 거뒀다. 과거 대비 판매량이 20%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썬은 통곡물의 고소한 맛과 매콤한 감칠맛을 조화시킨 스낵으로, 매니아층이 형성된 제품이다. 하지만 2년 전 이천공장 화재로 생산라인이 소실돼 불가피하게 생산을 중단했다. 이후 공식홈페이지에만 100여건이 넘는 문의글이 올라오는 등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요청에 힘입어 최근 재출시를 결정했다.
농심도 8년만에 '감자탕면'을 다시 선보였다. 감자탕면은 한국인이 좋아하는 대표 메뉴인 감자탕을 모티브로 삼은 제품으로, 얼큰한 국물과 쫄깃한 면발이 특징이다.
그러나 당시 국물 맛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면서 3년 만에 국내 생산이 중단됐다. 이후 일본이나 중국 등 돼지고기 국물에 익숙한 해외 지역에선 판매를 지속해 왔고, 이를 해외에서 제품을 맛본 국내 소비자들의 출시 요청이 꾸준히 이어지며 최근 다시 업그레이드해 재출시됐다.
해태제과도 2005년 국내 최초로 선보인 토마토맛 빙과류 '토마토마'를 12년 만에 다시 선보였다. 이 제품은 슬러시 형태의 토마토주스 맛으로 아삭한 얼음 알갱이를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출시 당시 4개월 간 매출 170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지만, 1년 만에 주력 제품에 밀리며 생산라인이 부족해지자 결국 2006년 생산이 중단됐다.
이 역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토마토마를 다시 출시해 달라는 게시글에 힘입어 현재 다시 출시됐다. 아동 완구 업체들도 단종됐던 제품을 재출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마텔의 유아용품 브랜드 ‘피셔프라이스’는 2006년 국내에 첫 선을 보였던 ‘클래식 러닝홈’을 최근 다시 출시했다. '국민문짝' 또는 '국민대문' 별명으로 익숙한 러닝홈 시리즈는 매출 비중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베스트셀러 상품이다. 2년 전 오리지널 버전에서 리뉴얼된 새제품을 내놓았으나 국내 소비자들의 요청에 따라 한국에서만 특별히 다시 출시됐다.
손오공도 경찰특공대 카봇 'K-캅스'를 약 1년 만에 재출시했다. 2016년 상반기 첫 출시와 함께 큰 인기를 끌었지만 애니메이션 헬로카봇 시즌3 방영 종료와 함께 생산 중단됐다. 그러나 제품을 다시 출시해 달라는 고객들의 요청에 최근 재출시가 확정됐다.
단종 제품 재출시는 소비자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효과를 준다. 고객은 원하던 상품을 다시 접해 추억을 되새길 수 있어 좋고, 기업은 제품 개발 및 마케팅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고객과의 소통을 통해 재출시된 만큼, 바로 흥행 성공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프로슈머(Prosumer)'들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프로슈머는 생산자(producer)와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로, 상품을 구매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기업의 공식 홈페이지나 SNS(셜네트워크서비스),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제품 생산 및 판매에 직접 참여하는 소비자를 뜻한다.
손오공 관계자는 "장난감은 트렌드에 민감해 히트 제품이 수시로 변하지만, 실제로 사용한 소비자들의 누적된 경험과 검증을 바탕으로 최종 재출시를 결정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고객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다양한 의견을 적극 수렴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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