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라인페이 사업 확대
대만 결제업체 iPASS
지분 29% 124억원에 인수
일본·태국 이어 대만까지
간편 결제시장 영토 넓혀
대만서 인터넷은행 설립할듯
[ 김주완 기자 ]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인 라인이 대만 1위 온·오프라인 간편결제 대행업체인 아이패스(iPASS)의 최대주주 자리를 차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만에서 간편결제 서비스를 확대하려는 포석이다. 국내 포털 1위 네이버가 일본 대만 태국 등 라인 모바일 메신저 사용자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금융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4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라인의 대만 자회사인 ‘Line Biz+Taiwan’은 지난 1월 iPASS의 지분 29.82%를 124억원에 인수해 단번에 최대주주가 됐다. 2대 주주는 서울교통공사와 같은 대만의 가오슝MRT공사(11.40%)다.
이 회사가 발급하는 교통카드 ‘iPASS’는 대만 모든 지역의 편의점, 식당 등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마켓에서 사용할 수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iPASS는 대만에서 유일하게 교통 IC카드의 발행과 전자결제 업무를 할 수 있는 회사”라며 “현지에서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라인페이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대만의 라인페이 이용자 수는 지난 1월 220만 명을 돌파했다. 대만 CTBC은행과 라인페이가 제휴한 신용·체크카드는 100만 장 이상 발급됐다. 대만의 ‘국민 모바일 메신저’(전체 인구의 76.4%인 1800만 명 이용)로 불리는 라인의 덕을 톡톡히 봤다는 평가다.
라인은 이번 지분 인수로 아시아 간편결제 시장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2014년 출시된 라인페이는 모바일 메신저 라인 앱(응용프로그램)에서 간단한 인증을 거친 후 바코드나 QR코드를 통해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용자 간 송금도 가능하다. 글로벌 라인페이 이용자 수는 지난해 2월 1000만 명을 넘어선 이후 1년도 안 된 12월에 4000만 명으로 불어났다. 일본 내에서는 주요 은행 48곳과 제휴해 라인페이 계좌로 송금과 결제를 할 수 있다. 일본 이용자들은 2만3000여 개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라인페이 계좌 충전과 11개 국가 통화로 환전도 할 수 있다.
태국에서는 대중교통용 스마트카드업체 비에스에스홀딩스와 제휴해 ‘래빗 라인페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태국 1위 이동통신사 AIS의 모바일 결제 사업 자회사인 엠페이(mPay)가 라인의 태국 자회사에 7억8700만바트(약 264억원)를 투자했다.
라인페이 사용자 증가로 지난해 1년 동안 글로벌 라인페이 거래액은 4730억엔(약 4조6585억원)으로 늘어났다. 2013년 4920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1조2700억원으로 증가했다.
라인이 iPASS의 최대주주가 된 만큼 대만에 인터넷은행을 설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만 정부는 올 들어 ‘규제 샌드박스(신기술 도입 시 규제를 일정 기간 유예해 주는 제도)’를 도입했으며 오프라인 지점이 필요 없는 인터넷은행 허용을 검토하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국내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기업집단 지정에 이어 각종 규제를 받고 있어 해외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라인은 지난 1월 골드만삭스와 일본 온라인 증권사 폴리오에 70억엔(약 700억원)을 출자하기도 했다. 금융 전문회사 라인파이낸셜도 설립했다. 라인파이낸셜은 금융·보험·대출 사업을 하고 있으며 가상화폐 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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