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함은 싫다. 하나의 패션 브랜드나 미용실이 아니라 복합문화공간으로 범위를 넓혀 나가고 있는 패션뷰티 업체 대표들을 만났다. 두 번째 주자는 이의현(패션 브랜드 로우로우(RAWROW) 대표)이다.
로우로우(RAWROW)는 일상에 꼭 필요한 생활 잡화를 만드는 패션 브랜드다. 7년 전 친구의 사진 스튜디오에서 시작한 이 브랜드는 흔한 협찬이나 화보 없이 지난해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에 사옥 겸 복합문화공간 'R센터‘를 열었다. 입소문만으로 국내 매장 8개와 12개국 수출이라는 놀라운 성공을 이뤄낸 것이다. 뚝심 있게 제대로 만든 물건과 알아주는 소비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이의현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자신을 간단히 소개하자면.
꼭 필요한 물건을 만드는 상인이다.
의류가 아니라 가방, 신발, 안경 등의 패션잡화를 파는 이유는?
의류는 변화가 너무 빠르고 다양해 하면 할수록 어려웠다. ‘이것이 좋다’도 좋지만 ‘이래서 좋다’고 얘기할 수 있는 명분을 만들고 싶었다. 잡화류는 디자인은 물론 화학, 공학까지 섞여 논리와 기능미가 있다. 디자인은 예술의 영역이라기보다 논리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을 잘 구현할 수 있는 제품을 팔고 싶었다.
성공의 가장 큰 요인이나 원동력은 뭐라고 생각하나?
진정한 맛집은 인테리어, 광고, 쿠폰보다 육수에 모든 것을 쏟아 넣지 않나. 육수 하나로도 사람들이 알아서 식당에 찾아온다. 나도 마케팅보다는 제품 자체로 인정받으려 노력했다. 그런 노력이 통한 것 같다.
로우로우(RAWROW)란 이름의 뜻이 궁금하다.
직역하면 ‘RAW’는 생(生), ‘ROW’는 열(列)이다. 번역하면 본질의 반복이다. 본질 하나만 판다고 얘기하는 게 쉬울 것 같다.
'100원보다 가볍다' '발끝까지 숨 쉬는 신발' 같은 제품 문구들이 인상적이다.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는지?
평소 책을 많이 보는 편이다.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문구들이 있다. 그것을 놓치지 않으려 한다. 디자인하는 사람에게 책 읽기는 중요하다. 이미지에 관한 많은 영감을 글에서 얻을 수 있다.
가장 중시하는 가치는?
10년이 지나도 절대 변하지 않는 것. 변하면 안 되는 것. 그게 지금의 나를 있게 한 가장 큰 가치이다.
단 한 번도 그 가치가 흔들려 본 적은 없나?
호기심이 많아 매일 흔들린다. 본질 하나만 판다는 정신에 맞춰 살려고 노력한다. 일도 중요하지만 가끔씩은 쉬어야 하지 않나. 쉴 때는 뭘 하나?뭐든 많이 경험하는 걸 좋아한다. 가만히 못 있는 편이다. 가끔은 혼자 멍개(반려동물)와 산책을 가거나 술 먹는 것도 좋아한다. 무엇보다 나에게 가장 행복한 시간은 아내, 멍개와 집에서 밥 먹을 때인 것 같다(웃음).
10년 뒤 자신의 모습을 상상한다면?
그 때가 내 인생의 정점이지 않을까? 그러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제2의 이의현이 되고 싶은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브랜드에 내용과 형식이 있다고 한다면 보통은 형식에 힘을 싣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형식이 뛰어난 브랜드는 아니다. 내용이 뛰어나려고 노력한다. 나는 내가 잘 할 수 있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물론 사람들이 좋아하는 취향과는 거리가 멀 수도 있다. 그래서 “나처럼 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각자의 인생이고 각자의 여정이지 않은가. 그 길이 어떤 것이든 스스로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태유나 한경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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