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릴치즈로 전국 홀리다… 경북 군위의 2세 축산인

입력 2018-05-23 18:26
강훈목장 조규제 실장
아버지 뒤이어 축산업 도전
그릴치즈·요구르트 생산
수입제품보다 두 배 비싸도
군위·대구넘어 전국서 인기
연내 구미에 가공공장 조성


[ 오경묵 기자 ] 경북 군위군의 2세 축산인이 구워 먹는 치즈인 그릴치즈와 수제요구르트 등 이색 축산가공품으로 축산업의 새로운 미래를 개척해 주목받고 있다.

젖소 150마리를 사육하는 강훈목장의 2세 경영인 조규제 실장(27)은 “전통적인 우유 생산 외에 그릴치즈와 수제요구르트 등 축산가공품과 체험상품을 개발해 올해 12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훈목장은 경북에서 손꼽히는 목장이다. 1985년 젖소 세 마리로 목장을 시작한 부친 조용훈 씨는 2006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로봇착유를 시작하며 150마리를 사육하는 중견목장으로 키웠다.

조 실장이 그릴치즈와 수제요구르트 제조에 나선 것은 원유 수급의 불일치로 인한 가격 하락 등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어릴 적부터 집안일을 도우며 축산업에 흥미를 느낀 조 실장은 나만의 우유로 생산한 최고의 가공품, 소비자 체험을 융합한 축산의 6차 산업화에 도전하기 위해 충북대 축산학과에 진학했다. 부자는 규정보다 넓은 좋은 환경에서 우유를 생산할 수 있는 동물복지 개념도 도입했다. 좋은 우유를 생산하기 위해 사료 작물도 재배하고 있다.

2011년부터 치즈 개발에 나선 조 실장은 “발효제품은 이론과 다른 결과가 나오는 일이 많아 수많은 실패 끝에 노하우를 익혀나갔다”고 말했다. 조 실장은 2015년 구워 먹는 치즈를 개발해 ‘그릴치즈’로 이름을 붙였다. 숙성치즈와 수제요구르트도 개발했다. 2016년에는 5억원을 투자해 가공공장을 세우고 이듬해 강훈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해 판매에도 본격 나섰다.

군위군 내 가정엔 배달을 하고 온라인 및 대구지역 로컬푸드 매장을 통해 판매를 시작했다. 수입치즈보다 배 이상 높은 가격인데도 전시회나 행사에서 그릴치즈는 불티나게 팔렸다. 핑거푸드, 카나페 등의 재료로 인기를 끌면서 전국에서 주문이 들어왔다. 조 실장은 “건강한 젖소에서 나온 우유에 합성첨가물이 전혀 없는 유제품이 젊은 층의 기호에 맞아떨어졌다”고 소개했다.

지난해에는 경상북도의 축산물 시범급식사업에 선정돼 학교 납품이 시작되면서 가공식품 매출은 2016년 3000만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늘었다. 우유 생산량 확대와 본격적인 가공식품 생산 및 소비자 체험을 위해 올해 말 구미에 목장과 치즈가공 공장을 두 배가량 확장할 계획이다. 조 실장은 “새 목장으로 옮기면 젖소를 300마리로 늘릴 계획”이라며 “매출도 20억원대로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 실장은 목장일과 가공공장을 돌보느라 한시도 쉬지 못한다. 전시회나 행사에 참가하는 기간이 유일한 외출이자 휴식시간이다.

조 실장은 “소비자가 목장을 방문해 치즈와 요구르트를 직접 만들어보는 체험형 목장을 연다는 꿈에 한발 다가섰다”며 “아버지의 도전정신을 이어받아 축산업의 미래를 개척하겠다”고 말했다.

군위=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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